길어지는 내수 침체… 韓경제 1년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

입력 2024-07-26 08:13
사진=연합뉴스

올해 2분기 한국 경제가 내수 부진에 발목을 잡히면서 마이너스 성장했다. 정부는 지난 1분기 깜짝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선 내수 부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 대비 0.2% 감소했다. 분기 기준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건 2022년 4분기(-0.5%)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내수 위축 영향이 컸다. 민간소비는 승용차와 의류 등 재화소비가 줄면서 0.2% 감소했다. 전분기 0.7% 증가에서 크게 줄었다. 건설투자(-1.1%)와 설비투자(-2.1%)도 약세를 보였다. 수출입은 동반 증가했지만, 수입의 증가 폭이 더 컸다. 수출은 자동차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0.9% 늘었지만 수입은 원유 등을 중심으로 1.2% 늘었다. 이런 이유로 내수와 순수출 기여도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내수와 순수출 기여도 모두 -0.1% 포인트로 집계됐다.


한은은 이 같은 역성장에 대해 “1분기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1분기에 1%가 넘는 예상 밖 성장을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역성장은 예견됐다는 의미다. 한은은 “1, 2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성장 폭은 2.8%에 이른다. 5월 상반기 전망치(2.9%)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조사국이 내놓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 2.5% 달성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내수 회복을 짓눌렀던 고물가·고금리 요인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에는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도 올해 실질 GDP 2.6% 성장 전망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역성장은) 1분기 큰 폭 성장에 따른 조정으로, 감안했던 수준”이라며 “당초 정부가 밝힌 올해 GDP 성장률 2.6% 전망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한은과 정부 설명에도 내수 침체가 길어져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지속적으로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다. 이 과장도 이를 의식한 듯 “문제는 내수다.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며 “이와 관련해 25조 규모의 소상공인 대책도 냈고, 건설 분야 기준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