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수석에 쌍둥이 키우는 ‘워킹맘’

입력 2024-07-26 11:04
대통령실 첫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에 임명된 유혜미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가 2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윤석열정부의 초대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으로 유혜미(47) 한양대 경제금융대학 교수가 임명됐다. 유 수석은 거시경제 전문가이자 초등학생 쌍둥이를 키우는 ‘40대 워킹맘’이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저출생 극복을 위한 컨트롤타워로 대통령실 저출생대응수석실을 신설하기로 했다”며 윤 대통령의 유 수석 인선 사실을 밝혔다. 정 실장은 유 수석에 대해 “초등학생 쌍둥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육아와 일의 병행에 따른 현실적 고충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그간 쌓은 전문성과 경험, 40대 수석으로서의 참신한 시각을 바탕으로 저출생 극복을 위한 보다 근본적이고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한 유 수석은 미국 로체스터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를 취득한 뒤 뉴욕주립대 조교수로 일했다. 저출생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많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확대되고 소득 이동성이 높아져야 출산율을 제고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에서 ‘포용금융으로 다가서기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남편은 대학 동기인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다.

유 수석은 “대통령이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저출생 문제 해결과 같은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출산율 하락의 속도를 늦추고 반등을 끌어낼 수 있도록 단기적 정책뿐 아니라 경제·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요구하는 과제도 과감히 발표하고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구체적 저출생 문제 대책을 묻는 질의에 “저출생은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거시적 입장에서 여러 사안을 통틀어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데, 제가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저출생 문제의 원인에 대해서는 “어느 한 가지로 귀결될 수 없다고 본다”며 “일·가정 양립이나 다른 부분에서도 계속해서 원인과 관련점을 찾고, 다각도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유 수석은 대통령실의 유일한 여성 수석비서관이다. 윤 대통령은 유 수석을 보좌해 저출생대응수석실 실무를 운영할 비서관들도 발탁했다. 인구기획비서관에는 최한경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사무처장이, 저출생대응비서관에는 최종균 질병관리청 차장이 각각 임명됐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차관급인 재외동포청장에 이상덕 주인도네시아대사를 임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