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당 주도권 잡기 본격화… 정책위의장 인선에 쏠린 눈

입력 2024-07-25 02:12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취임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방명록에 글을 쓰고 있다. 한 대표는 ‘더 경청하고, 더 설명하고, 더 설득해서 국민의 마음을 얻고 함께 미래로 가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최현규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체제는 ‘팀한동훈’의 일원인 장동혁·진종오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되면서 안정적인 지도부 운영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은 구축했다. 이제 한 대표와 합을 맞출 지도부 인선에 관심이 쏠린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을 친한(친한동훈)계로 채워 쇄신 동력 확보에 무게를 둘지, 비한(비한동훈)계를 끌어안는 탕평책을 택할지에 따라 한동훈 체제의 방향성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24일 지도부 인선과 관련해 “하나하나 신중하게 생각하겠다”며 “국민께 더 잘 봉사할 수 있는 정당, 경청하고 설명하고 설득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좋은 분들과 함께 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7·23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일각에서는 한 대표가 당선되더라도 친윤(친윤석열)계가 ‘한동훈 지도부’를 조기에 붕괴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청년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면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되는 내용의 당헌에 근거를 뒀다. 전당대회 결과 친한계 2명이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루머로 끝나게 됐지만 여전히 최고위원회 과반은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 지명직 최고위원의 경우 우군 확보를 위해 친한계 원외·청년·여성 인사 중 한 명을 발탁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종혁 당 조직부총장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관건은 ‘한동훈표’ 정책을 전담할 정책위의장 교체 여부다. 한 대표가 정책위의장까지 친한계로 임명해 최고위 과반을 확보한다면 주도권을 쥐고 당을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친윤계로 꼽히는 현 정점식 정책위의장을 섣불리 교체할 경우 의도와 무관하게 대통령실과의 거리두기로 읽힐 수 있다는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또 정책위의장 임명은 당대표·원내대표 협의 및 의원총회 추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뜻밖의 원내 저항에 부닥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친한계 내부에서도 정 의장 유임 여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의 전략·조직·홍보·인사·재정 등 전반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는 대표의 의중을 관철할 만한 측근을 인선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무총장에는 한동훈 캠프를 지원했던 송석준·박정하·배현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