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기업 큐텐그룹이 운영하는 플랫폼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도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여행사, 신용카드 결제대행사, 상품권 판매사 등 제휴사들은 잇따라 거래를 중단했다. 은행권 역시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하며 손실 차단에 나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산 지연 사태가 컬처랜드·해피머니 등 상품권 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전날부터 네이버페이, 페이코, SSG페이 등 대형 제휴사들이 해피머니 사용을 중단했다. 신용카드 결제대행사들도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기존·신규 결제건 취소를 막았다. 소비자들의 결제 취소 요구가 쏟아지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여행사들은 소비자에게 구매 취소를 안내하거나 여행사를 통한 직접 재결제를 유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환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위약금을 물은 채 여행사 정상가로 재결제하라는 안내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제휴사와 판매자, 소비자들이 모두 피해자인 혼란한 상황이다. 은행권도 정산 지연 사태가 번질 것을 우려해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했다.
위메프와 티몬 등 큐텐그룹 파트너사는 모두 6만곳이다. 연간 거래액은 2022년 기준 6조9000억원에 이른다. 데이터 분석업체는 지난달 기준 위메프와 티몬 결제액을 각각 3082억원, 8398억원으로 추산했다. 큐텐그룹의 미정산 판매대금 규모가 1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업계는 정상화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본사에서 현금을 조달하지 않는 이상 사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종합적인 상황을 봤을 때 부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 당국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가현 김준희 이경원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