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들어 10번째로 살포한 오물 풍선이 용산 대통령실 경내까지 날아와 떨어졌다. 대통령실은 “사안의 심각함과 엄중함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오물 풍선이 대통령실 청사 주변에 낙하한 건 처음이다.
대통령 경호처는 24일 “북한이 부양한 대남 쓰레기 풍선에 대해 합동참모본부와 공조를 통한 모니터링을 하던 중 용산 청사 일대에 낙하한 쓰레기를 식별했다”고 밝혔다. 경호처는 “화생방 대응팀 조사 결과 물체의 위험성 및 오염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수거했으며, 합참과 공조해 지속 모니터링 중”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경비·보안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관측 장비를 통해 실시간 감시·대비하고 있었다”며 “장소를 명확히 측정해 발견했으며, 낙하 후 안전하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오물 풍선을 격추할 경우 내용물이 공중에서 흩어져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낙하 후 수거하는 매뉴얼을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를 향해 날아든 오물 풍선 역시 이에 따라 대처했으며, 앞으로도 오물 풍선 식별 장소와 상관없이 해당 원칙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합참은 전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난 21일부터 나흘째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가동하고 있다.
김진하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미국 대선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응 등 국제적으로도 고려할 게 많은 상황”이라며 “그러면서도 ‘언제든 때릴 수 있다’는 도발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택현 이경원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