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새롭게 할 유일한 방법은 초대교회 성도처럼 되는 것”

입력 2024-07-25 03:03
김병삼(왼쪽) 만나교회 목사와 켄트 밀라드 미국 UTS 총장이 24일 경기도 성남시 교회 목양실에서 대담하고 있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2000년 세계 교회사에서 교회 갱신의 답은 언제나 초대교회에 있었습니다. 알랜 크라이더가 ‘초대교회에 길을 묻다’에서 밝힌 것처럼, 소수였지만 복음에 충실했고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겸손하게 생명의 길을 걸어간 이들을 떠올립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되는 것이 교회를 새롭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김병삼 만나교회 목사)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튼에 있는 연합신학대학원(UTS)의 사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신실하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기독교 지도자로 준비시키는 것입니다. 성령의 역사, 기도와 치유의 능력을 강조합니다. 세계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을 양육하고 그들을 준비시켜 세계 속으로 다시 파송하는 복음의 리더를 키우고 있습니다.”(켄트 밀라드 UTS 총장)

UTS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나누는 김 목사.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경기도 성남시 만나교회에 미국 연합감리교회(UMC)를 대표하는 신학교인 UTS의 교수진과 한국어 석사과정 재학생 30여명이 모였다. 24일부터 열리는 2박3일 영성 수련회에 참석한 이들은 등에 ‘성령이여 이끄소서, 교회를 새롭게(Spirit Led, Renewing the Church)’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한자리에 모였다. 김병삼 목사가 개회예배를 통해 선배 목회자로서의 경험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김 목사는 1998년 UTS에서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의 눈에 비친 교회’를 주제로 논문을 써 선교학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다.

“‘몇 명이나 모이나요. 예배당은 몇 석인가요.’ 이런 질문을 늘 받습니다.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물어보시는 겁니다. 하지만 만나교회는 그게 성공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의 성공은 무엇일까, 늘 자문합니다만 우리가 걸어간 길을 보고 다른 분들이 나도 저 길을 가고 싶다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목사는 카일 아이들먼의 책 ‘팬인가, 제자인가’를 UTS 목회학 석사과정 학생들에게 소개하며 한국교회가 잃어버린 공적 책임과 공공선, 숫자나 외형보다는 비전과 목양을 중시하는 목회를 강조했다. 김 목사는 “목사는 양을 돌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며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어야 하며 도망가는 삯꾼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UTS 대학원생들과 즉석에서 질의응답도 나눴다. 목사가 아니면 무엇이 되었겠는가 질문에 그는 “식당을 했을 것”이라며 “‘이 음식으로 손님들이 기뻤으면’ 하는 목회자의 마음이라면 식당을 해도 성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교회가 어떻게 공공선을 선도해야 하느냐’ 질문에 김 목사는 “올해 초부터 만나교회가 위기 이웃을 발굴하는 복지 코디 제도를 시행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공공의 필요에 교회가 적극 응답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UTS는 듀크대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감리교 신학교다. 밀라드 총장과 교수진은 만나교회에 이어 협성대 목원대를 방문해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성남=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