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태풍이 한반도를 관통할 때마다 모두가 긴장합니다. 과거 강력했던 사라호 태풍과 2003년의 태풍 매미가 끼친 피해를 기억합니다. 이러한 태풍의 위력을 바다에서 경험한다면 살 소망을 갖기 어려울 겁니다. 오늘 본문에서 로마행 배에 탄 바울과 일행들이 이 같은 일을 겪습니다. ‘유라굴로’라는 강력한 광풍을 만난 것입니다. 이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그리고 유라굴로 광풍을 통해 주시는 영적 교훈은 무엇일까요.
첫째, 평온한 인생에도 갑작스러운 광풍이 올 수 있습니다. 죄수의 몸이 된 바울은 다른 죄수들과 함께 그레데 섬 미항에 도착했습니다. 겨울 항해는 대단히 위험하기에 미항에서 머물며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하지만 선주와 선장은 뵈닉스로 이동해 그곳에서 겨울을 보내자고 주장했습니다. 바울이 반대해 보았지만, 총책임자 율리오는 선장의 말만 믿고 뵈닉스 행을 강행합니다. 출발 당시 분위기는 좋았습니다. 13절에 “남풍이 순하게 불매 그들이 뜻을 이룬 줄 알고 닻을 감아 그레데 해변을 끼고 항해하더니” 남풍이 순하게 불어 배도 선조롭게 나아갔습니다. 모두가 평온한 항해라 여겼던 그 순간, 갑자기 광풍이 불어왔습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모든 것이 평온하고 안정적이라 여겼던 순간 인생의 광풍이 불어닥칩니다. 경제적 문제, 질병, 자녀 문제, 부부관계 등 우리의 삶을 뒤흔드는 유라굴로가 찾아옵니다. 누구도 예외가 없습니다.
둘째, 목적지를 벗어나 표류할 수 있습니다. 선장을 비롯한 뱃사람들 모두 할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해 보았지만 강력한 바람 앞에 배는 계속 떠밀려 갔습니다. 15절 “배가 밀려 바람을 맞추어 갈 수 없어 가는 대로 두고 쫓겨가다가”는 지금 배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줍니다. 아무리 크고 호화로운 유람선이라 해도 목적지를 벗어나 방향을 잃으면 항해가 아니라 표류하는 배가 됩니다. 인생에서도 아무리 높은 지위, 재산이 많이 있어도 유라굴로라는 인생의 광풍을 만나 방향을 잃으면 표류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항해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표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셋째,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 때 살 수 있습니다. 모두가 살 소망을 포기하려는 순간, 바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하며 희망을 선포합니다. 25~26절에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 그런즉 우리가 반드시 한 섬에 걸리리라 하더라.” 바울은 자신에게 나타난 천사의 말을 믿고, 배에 탄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 주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진정으로 믿고 신뢰하는 사람만이 모두가 절망하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가정, 더 나아가 한국교회가 강력한 유라굴로를 만난 배처럼 위태로워 보입니다. 방향을 잃고 표류하는 배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을까요. 유라굴로를 만난 이유가 하나님 앞에 겸손하지 않고 교만해서는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합니다. 철저히 회개하고 나에게 문제가 있음을 발견해야 합니다. 다시 살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의 말씀 앞에 굳게 서는 것입니다. 그러면 살 수 있고, 다시 회복할 수 있으며, 소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그들이 그들의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가 그들의 고통에서 그들을 인도하여 내시고 광풍을 고요하게 하사 물결도 잔잔하게 하시도다 그들이 평온함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는 중에 여호와께서 그들이 바라는 항구로 인도하시도다.” (시 107:28~30)
곽승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
◇곽승현 목사는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시무하고 있습니다. 교회는 날마다 개혁하며 상식이 통하는 건강한 교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다음세대와 통일 한국, 민족 복음화와 세계 선교를 품고 기도하며 인재를 양성하는 신앙 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