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독교인들은 사랑에 빚진 자들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 3:16)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은 하나님의 뜻에 불순종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우리 스스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음을 아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님을 희생하시며 우리로 살길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빚진 자들입니다.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경험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사랑을 나누는데 서툴거나 인색합니다. 창세기 12장 1~3절에서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복을 받을 것이고 복의 통로가 될 것이라고 두 가지 약속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은 천지를 만드시고 열방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을 자신의 하나님으로만 여겼습니다. 만약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을 우리 것으로만 여기고 안주하면 우리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과 다를 바 없습니다.
물론 우리가 전혀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닙니다. 우리 가족을 사랑합니다. 우리 교회와 성도를 사랑합니다. 민족과 국가를 사랑합니다. 가족과 친구, 이웃과 민족, 국가를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합니다. 우리의 기도가 응답됐을 때 기뻐하며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그런데 이런 사랑은 예수님의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불신자들도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지고지순한 사랑이 무엇일까요. 우리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나누는 것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예수님을 모른다는 사실에 안타까워하는 것이 큰 사랑입니다. 낯선 곳의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교사로 가고 선교사를 후원하고 기도하는 것이 큰 사랑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은 불신자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빌 게이츠가 많은 돈을 들여 공익 재단을 만들어 지구촌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습니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이 연구 발전을 위해 유명한 대학에 많은 돈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는 소식도 접합니다. 너무 귀한 일이고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이 돈은 생활환경을 개선하고 질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고 학업의 기회를 제공하지만 인류의 궁극적인 문제인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하나님을 모르는 불행을 해결하지 못합니다. 하나님을 아는 사람만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할 수 있고 모든 인간이 하나님과 화해하고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로제타 셔우드 홀 선교사는 1890년에 한국에 의료 선교사로 와 윌리엄 홀 의료선교사를 만나 결혼했습니다. 큰아들 셔우드 홀을 낳고 둘째인 이디스 홀을 임신하고 있을 때 남편이 평양에서 청일전쟁 부상자들을 돌보다가 결혼 5년 만에 소천했습니다. 둘째 이디스도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전염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로제타 홀 선교사는 머나먼 낯선 땅에 사는 전혀 모르는 조선인들이 예수님을 몰라 영원히 형벌 받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이 선교사는 1934년에 귀국하기 전까지 제물포부인병원을 세웠고 조선여자의학강습소를 설립했습니다. 아들 셔우드 홀은 우리나라와 인도에서 의료 선교사로 섬겼습니다.
사랑하는 한국교회 성도 여러분. 지고지순한 사랑을 실천합시다. 죽기까지 희생하신 예수님을 따라 한 번도 가 본 적 없고 만나지 않을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선교에 마음을 다해 참여합시다.
김한성 아신대학교 교수
◇김한성 교수는 아신대학교(ACTS) 선교학 교수이며 아신대 네팔선교연구원 연구교수입니다. ‘선교지에 어떤 교회를 세울 것인가’(예영커뮤니케이션) 등 여러 권의 책을 집필했으며 한국선교신학회가 제정한 제1회 우수논문 연구자상을 받았습니다. 아신대는 올해 설립 50주년이 된 신학대학으로 선교와 실천신학 분야에서 한국교회에 공헌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