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필(사진) 대법관 후보자는 22일 고위공직자 부인이 받은 고가 명품가방이 대통령기록물이 될 수 있을지와 관련해 “논란이 좀 많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문제에 대한 즉답은 피했지만 앞으로 이와 관련한 논란은 불가피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날 노 후보자에 대한 국회 청문회에서는 김 여사의 명품가방·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검찰 수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병합 등에 대한 질의가 쏟아졌다. 노 후보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 “향후 (대법원에서) 그 사건을 담당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 말을 아꼈다.
김 여사의 명품가방 의혹에 대해서는 “일반론적으로 고위공직자 배우자가 인사청탁을 목적으로 명품가방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이 비공식적 자리에서 받은 명품가방이 대통령기록물이 될 수 있는지 묻자 “구체적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백 의원이 재차 “김 여사가 받은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고위 공직자 부인이 비공식 자리에서 받은 명품가방이 대통령 기록물이 될 수 있느냐” 묻자 “논란이 좀 많이 있을 것 같다. 그 부분은 충분한 검토가 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후보자는 22년 전 배우자가 6개월간 위장전입을 했다는 의혹을 인정하면서도 “자녀 교육 등 문제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노 후보자는 배우자가 2002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에서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 6개월간 주소를 옮겼다는 주철현 민주당 의원의 문제 제기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그는 “순천에서 근무할 때인데 몇 년 뒤 수도권으로 전출이 예정돼있어서 거주지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배우자가 주소를 지인 집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경제적 여건도 되지 않고 공직자로서 처신이 올바르지 못하다는 생각에 6개월 만에 돌아왔다. 경제적 이득이 있거나 아이 교육 문제가 있었던 건 전혀 아니다”고 강조했다.
노 후보자는 이 전 대표의 재판 병합 요청이 대법원에서 기각된 데 대해 김기표 민주당 의원이 묻자 “재판부가 여러 사정을 고려해 적정한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답했다. 노 후보자는 “병합하게 되면 심리가 동시에 진행돼 신속한 재판이나 실체적 진실 발견이 저해될 가능성도 있다”며 “주어진 사건을 최대한 빨리 결론 내려드리는 게 피고인에게도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