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美 보잉 항공기 50대 구매계약

입력 2024-07-23 08:02

대한항공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항공기 최대 50대를 구매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약 30조원 규모로 대한항공 사상 최대 규모의 항공기 주문 계약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계약으로 보잉의 최첨단 기종인 ‘777-9’ 20대와 ‘787-10’ 3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787-10’ 10대를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권리도 확보했다. 이번에 계약한 최첨단 항공기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다. 777-9는 운항거리가 1만3000㎞ 이상으로 인천공항을 출발해 미국 전지역 운항이 가능하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대한항공 기단에서 미주 서부, 유럽 등 핵심 노선에 투입되는 등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의 기단 확대 및 업그레이드라는 전략적 목표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입 시기는 2030년이 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구매 양해 각서(MOU)를 체결한 보잉 777-9 항공기 20대와 보잉 787-10 30대 이외에도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 33대, A321neo 50대 등을 도입해 2034년까지 최첨단 항공기를 203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재는 약 160여대 규모다.

업계에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미국 보잉과의 대형 계약을 두고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 심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기업결합이 미국 법무부(DOJ) 심사만 남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우호적 관계를 위해 보잉을 택했다는 해석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DOJ와의 기업결합 진행 절차와는 별개로 최첨단 항공기 선점을 통한 기단 현대화 조치”라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