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입성한 네이버웹툰, 반짝 흥행 그치나

입력 2024-07-23 08:10

한국 콘텐츠 기업 최초로 미국 뉴욕 증시에 입성한 네이버웹툰이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를 대폭 낮췄음에도 반짝 흥행 이후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 여부가 향후 주가 향방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주말 20.3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 회사는 상장 첫날인 지난달 27일 공모가(21달러)보다 9.5% 오른 23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3거래일 뒤 공모가 밑으로 내려온 뒤 현재까지 13거래일 연속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지난 5일에는 2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의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첫 웹툰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상장으로 보통주 1500만주를 발행해 공모가 적용 기준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원)를 조달했다. 첫 거래일 종가를 적용하면 상장 후 기업가치는 29억 달러(약 4조원) 수준이다.

이것도 네이버 입장에서는 몸값을 대폭 낮춘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네이버는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내부적으로 7조4000억원 정도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산정된 기업가치도 5조원에 달했다.

네이버는 거품을 빼고 상장했다고 생각했지만 여전히 시장은 향후 성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지난 1분기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억6900만명으로 2022년(1억6700만명)과 유사한 수준이다. 유료 사용자수(MPU)도 760만명에서 780만명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미국과 유럽 시장 MAU는 1억3600만명에서 1억2300만명으로 감소했다.

아직 웹툰이 주류 문화로 자리잡지 않은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로 상장을 진행했지만 핵심 시장에서 아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웹툰엔터테인먼트가 기존에 목표로 했던 미국, 유럽, 남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확장하는 모습이 보이면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성과는 국내 대형 웹툰 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일본 플랫폼 픽코마를 보유한 카카오픽코마 등도 네이버웹툰의 기업공개(IPO) 사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후발주자들은 웹툰엔터테인멘트의 성공 여부에 따라 상장 시기, 상장 대상 시장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