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오바마·펠로시 압박에 백기… “바이든, 조직적 몰아내기에 분개”

입력 2024-07-23 02:16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하게 된 것에는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민주당의 막후 실력자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의 압박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델라웨어 해변 자택에서 자신을 몰아내기 위한 조직적인 캠페인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며 “펠로시 전 의장을 주동자라고 생각하지만 오바마 전 대통령도 배후에서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TV토론 참패 이후에도 “토론을 잘 못할 때도 있다”며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최근 기류가 급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측근들에게 “바이든의 대선 승리의 길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말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가 나왔다. 또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가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기 전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점까지 알려지면서 ‘막후 역할’ 의심이 커졌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바이든을 러닝메이트로 지명했고, 대통령 취임 후 8년간 ‘브로맨스’라 불릴 정도로 각별한 관계를 맺어 왔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바이든 대통령을 주저앉힌 것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NYT는 “바이든은 자존심이 강한 사람으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조용히 지지한 오바마를 완전히 용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펠로시 전 의장도 애초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했지만 결국 등을 돌렸다. 펠로시는 지난 10일 MSNBC에 출연해 “남은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우리 모두는 그가 결정을 내리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 이후 펠로시 측근 의원들이 바이든의 후보 사퇴를 공개 촉구했다.

바이든이 내년 1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52년 만에 공직 활동을 마감하게 된다. 29세였던 1972년 최연소 연방 상원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내년 82세 최고령 대통령으로 퇴임하는 기록도 세운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