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넘게 대형 입시학원으로부터 2억5000여만원을 받고 시험문제를 만들어 팔아넘긴 고등학교 교사 등 사교육업체와 유착한 현직 교사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2일 현직 교사와 대형 입시학원 문제 유출과 문항 거래 등이 이뤄지는 유착 관계를 뜻하는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수사를 통해 69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중 24명은 1차로 검찰에 송치했다. 송치된 24명 모두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재직 중인 현직 교사다. 범죄 유형별로는 문항 판매 14명, 문제 유출 1명, 자격 위반 19명 등이었다. 이 가운데 10명은 혐의가 중복 적용됐다.
경찰에 따르면 교사 A씨는 2019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형 입시학원에 수능 관련 사설 문항 수천개를 제작·제공한 대가로 2억5400만원을 챙겼다. A씨는 2023학년도 6월 수능 모의평가 검토진으로 참여해 알게 된 출제정보를 활용해 문항 11개를 제작하고 사교육업체 2곳에 판매한 혐의도 드러났다.
A씨 등 문항을 판매한 교사 14명에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이 중 11명은 문항당 평균 10만원 안팎 또는 20만~30만원을 받고 수능 관련 사설 문항을 넘겼다. 나머지 3명은 특정 학원과 문제 공급 독점 계약을 맺고 최대 3000만원의 전속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 19명에게는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 결격 사유인 ‘최근 3년 내 수능 관련 상업용 수험서 집필’ 사실을 숨기고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혐의가 적용됐다. 경찰은 불송치 결정한 5명을 제외한 나머지 입건자 40명에 대한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