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인도를 가리지 않고 넘나드는 전동킥보드가 광주시민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22일 광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20일 새벽 5시30분쯤 봉선동의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 20대 2명이 공유 전동킥보드를 함께 타고 가다가 통근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1명이 다음 날 오전 숨지고 1명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 조사결과 1인 탑승 원칙을 위반하고 전동킥보드를 탄 2명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빠른 속도로 교차로를 달리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7일 밤 11시30분쯤에는 대리운전을 위해 전동킥보드로 이동하던 60대 남자가 광산구와 남구를 잇는 다리 승용교 위에서 운전 미숙으로 넘어졌다. 직후 뒤따르던 승용차에 치이는 2차 사고로 숨졌다.
앞서 지난 3월에도 광주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 넘어져 머리를 다친 대학생이 이틀 만에 사망했다.
경찰은 공유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로 인한 사고 건수가 수년 전부터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사고는 2019년 18건에서 2020년 38건, 2021년 100건, 2022년 92건, 2023년 111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른 부상자 역시 2019년 29명에서 2020년 41명, 2021년 116명, 2022년 106명, 2023년 160명으로 급증 추세다.
광주경찰청은 처벌규정을 강화한 도로교통법이 시행된 2021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여간 안전모 미착용 1만 3547건, 무면허 1149건, 음주운전 534건, 정원초과 35건 등 개인형 이동장치 안전의무를 위반한 1만 7559건을 적발했다.
지난달 광주경찰청과 자치경찰위가 시민 1만3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서는 3명 중 1명 정도가 ‘교통안전을 위협하는 교통수단’으로 이륜차(32%)와 개인형 이동장치(28.8%)를 꼽았다.
행정안전부는 연말까지 시범운영을 거쳐 개인형 이동장치의 최고 속도를 현행 시속 25㎞에서 내년부터 20㎞로 낮추는 관계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