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보수당 정체성 부합’ 강조… 나·원·윤은 ‘韓 이질성’ 부각

입력 2024-07-22 03:22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0일 대구 북구(갑) 당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임박한 상황에서 한동훈 후보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거론하는 등 자신이 보수 여당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정치인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애썼다. 다른 경쟁 후보들은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소 취소 부탁’ 폭로를 고리로 한 후보의 ‘이질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한 후보는 21일 페이스북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측근인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가 ‘엑스’(옛 트위터)에 한 후보의 TV토론회 발언을 올리며 ‘브라보(Bravo)’라고 반응한 게시물을 소개했다. 한 후보는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외교, 국방, 경제, 과학 발전과 아시아 평화의 핵심”이라며 “윤석열정부가 다시 이뤄낸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국익을 지키겠다”고 적었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9일 토론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만나면 어떤 대화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후보가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극복하고 의연한 태도를 보인 것에 대해 치하하고 존경의 말씀을 보낸다”며 “우방으로서 세계 발전을 함께 이끌고 서로의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생산적인 관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한·미동맹 강조는 경쟁 후보들의 ‘색깔론’ 등 공세에 맞서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20~21일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돌며 전통적 지지층에 표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다른 당권주자들은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폭로가 ‘당심’과 괴리가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나경원 강원도 춘천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후보는 당시 야당의 저항을 막기 위한 부당한 기소는 바로잡지 않았다”며 “이는 보수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는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나 후보는 22일 패스트트랙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의원들과 여의도에서 만찬 회동을 갖는 등 관련 문제 이슈화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후보는 이날 울산 울주군 당원협의회 간담회 후 “그동안 한 후보에 대한 기대가 있었지만 자기가 살기 위해 대통령이건 동지들이건 끌어들이는 모습에서 과연 ‘우리’라는 ‘동지 의식’이 있나 하는 점에 대해 많은 당원들이 문제점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한 후보의 인식에 분노하는 의원들이 갑작스럽게 많아졌다”며 “(공소 취소 부탁은) 나 후보의 개인적 부탁이 아니라 당 전체의 정의를 위한 우리의 모두의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