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전대 모바일 투표율 낮자, 후보들 서로 “내가 유리하다”

입력 2024-07-22 03:21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7·23 전당대회 전 마지막 주말인 20~21일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섰다. 왼쪽부터 한동훈,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저조한 당원 모바일 투표율을 두고 각기 유리한 해석을 내놓으면서 막판 ‘표심’ 결집에 총력을 다했다. 한동훈 후보 측은 친윤(친윤석열)계 ‘조직표’ 동원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확보를 자신했다. 반면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결선투표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2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7·23 전당대회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이날부터 이틀 간 자동응답시스템(ARS) 방식으로 실시된다. 지난 19~20일 모바일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 선거인단도 대상이다.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80%와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합산한 결과를 23일 전당대회에서 발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투표로 간다.

한 후보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 취소 부탁’ 폭로가 경선 레이스 돌발 변수로 떠오르면서 판세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심’을 건드린 한 후보 대세론이 막판까지 힘을 받을지 불투명해졌다는 것이다.

앞서 한 후보는 지난 17일 나 후보에게 “제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지 않았냐”고 했다. 나 후보는 원내대표였던 2019년 공수처법 등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려는 더불어민주당을 저지하다 발생한 물리적 충돌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원 모바일 투표율이 지난해 3·8 전당대회 때 47.51%보다 7.04% 포인트 떨어진 40.47%를 기록하자 각 캠프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다.

한 후보 측은 통화에서 “투표율은 1차 과반 확보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조직표가 생각만큼 동원되지 않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른 후보가 불리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지난 전당대회 때 김기현 후보의 당선을 이끌었던 친윤 조직표가 빠지면서 투표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다른 관계자는 “한 후보가 압도적이라 반대 진영이 무력감에 투표를 안 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반면 나·원 후보 측은 한 후보 지지층이 대거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나 후보 측은 한 후보의 ‘공소 취소 부탁’ 발언 역풍이 상당한 것으로 본다. 한 관계자는 “한 후보가 당원 감정선을 건드렸기 때문에 우리와 결선투표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윤계 지원을 받는 원 후보 측도 지지층 결집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원 후보 측은 “우리를 지지하는 현역 의원·당협위원장이 다른 후보보다 월등히 많은 100명 정도”라며 “우리가 결선에 가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윤상현 후보는 국회에서 “투표율이 낮은 건 후보 간 네거티브, 지지자 간 몸싸움을 보면서 당원 실망감이 표현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ARS(9.3%) 방식까지 합산한 누적 투표율은 45.98%로 집계됐다. ARS 투표가 하루 더 남았지만, 최종 투표율도 지난 전당대회(55.1%)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민지 이강민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