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상대원 재개발 갈등, 교계 공동대응 나선다

입력 2024-07-22 03:02
재개발 사업 구역에 포함된 경기도 성남 상대원침례교회 전경. 21일 교회 입구에 ‘성남시 재개발·재건축 교회대책위원회 발족식 예배’ 개최 현수막이 걸려 있다.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로 조합 측과 지역교회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성남시 교계가 본격 공동대응에 나섰다. 성남시기독교총연합회(성기총·대표회장 윤승호 목사)는 재개발·재건축 교회대책위원회(대책위)를 신설하고 서명운동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성기총은 21일 경기도 성남 상대원침례교회(신선진 목사)에서 ‘성남시 재개발·재건축 교회대책위원회 발족식 예배’를 진행했다. 이날 예배에는 윤승호 성기총 대표회장을 비롯해 박래권 성남시장로총연합회 장로, 민용기 중원구교구협의회장, 임문선 원로목사회장, 교인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족한 대책위는 교회 주권 회복을 위해 서명운동과 공청회, 조례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을 위한 운동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위원장은 윤승호 성기총 대표회장이 맡는다. 추진위원장과 협력위원장은 각각 유정기(동백사랑의교회) 김재일(성안교회) 목사가 담당한다.

이어진 순서에서 참석자들은 ‘성남시 1000개 교회로 100만 영혼구원을 위해’ ‘성남시 전체기독단체가 하나되기 위해’ ‘대책위를 위해’ 기도했다. 이날 설교자로 나선 윤 대표회장은 “교회 재개발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특히 상대원2구역 교회들은 조합 측의 부당한 대우와 처분으로 성전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성기총은 교회 주권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중원구 희망로 일대(24만여㎡) 부지에서 진행중인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을 통해 총 509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주민이주율은 99%, 철거도 50% 정도 진행된 상태다. 문제는 재개발구역 안에 있는 성안교회(김재일 목사) 성광교회(박동규 목사) 상대원침례교회(신선진 목사) 세 교회와 조합이 보상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성기총에 따르면 조합 측은 교회가 소유한 기존 토지 가격을 인근 지역 매매가보다 낮게 책정했지만 배정된 종교부지 매입가는 인근 시세보다 2~3배 높게 책정했다고 전해졌다. 이로 인해 교회는 추가 부담금을 내고 이전할 상황에 놓인 셈이다.

이와 관련, 조합 측은 부동산 명도단행 및 강제집행 가처분을 신청했고, 재판부가 지난 5월 8일 인용하면서 교회 대립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교회 측은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5월 “성남지원 가집행선고부 판결을 건물인도 항소심 판결 선고 때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했다. 교회 측은 예배당을 잠시나마 되찾긴 했지만 여전히 거리에 내몰릴 수 있는 상황이다.

성남=글·사진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