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공항과 은행 등에서 19일 정보통신(IT) 기술 오류가 빚어져 대규모 서비스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정보통신(IT)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장애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에 온라인 대란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서는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항공 등에서 항공기 운항 중단과 체크인 지연 등이 속출했다. 프랑스에서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 IT 시스템이 타격을 입었다. 영국 BBC는 “올림픽 개막이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직위원회는 비상계획을 가동했다”고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의 체크인 기능이 마비되고, 현지 방송사 뉴스 송출도 중단됐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도 유사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에서는 병원과 의료센터에서도 서비스 중단이 발생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와 싱가포르의 대형공항 등에서도 비슷한 서비스 마비 사태가 빚어졌다. 호주에서도 항공사와 통신, 은행 등이 컴퓨터 시스템 접근 문제로 업무 차질이 빚어졌다.
AP통신 등은 “전 세계 항공편, 은행, 미디어 매체와 회사에서 광범위한 MS 서비스 중단이 발생했다”며 “(MS가) MS 365앱과 서비스 액세스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힌 뒤에도 장애가 계속 확대됐다”고 보도했다. ‘MS 365’는 오피스, 윈도,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발권·예약 시스템도 먹통이 됐다.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권 발권·예약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했다. 이들 3사는 독일 아마데우스 자회사 나비테어 시스템을 활용한다. 나비테어 시스템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돼 이같은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인천국제공항은 자체 구축 클라우드를 사용해 공항 운영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공항 내 셀프 체크인 서비스 등도 정상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일부 온라인 게임도 영향을 받았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검은사막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전 세계 동시 장애로 확인되며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등 PC·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게임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MS가 엑스박스(XBOX) 콘솔과 PC게임 패스를 통해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도 이날 오전부터 서버 장애가 발생해 원활한 게임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쿠팡·G마켓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는 MS 클라우드가 아닌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운용된다. 통신 3사도 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KB은행 등 국내 금융권도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정보통신(IT) 당국은 MS 클라우드 기반 정보기술 서비스에 끼칠 피해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비중이 60.2%로 가장 높다. 2위는 이날 문제가 발생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로 24.0%를 차지한다.
임성수 황인호 권중혁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