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 시속 80㎞, 질주는 묵직했다

입력 2024-07-19 13:17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16일 오후, 가덕도 주변인 부산 강서구 일대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날 부산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이다. 오후 5시 기준 52㎜까지 가덕도 일대를 퍼붓던 비를 뚫고 메르세데스-벤츠 CLE 카브리올레(사진)가 달렸다. 악천후 가운데 부산 기장군에서 강서구까지 편도 약 60㎞ 거리를 시승하며 벤츠의 안정감과 스포츠카의 속도감까지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었다. 시승 모델은 ‘CLE 450 4MATIC(매틱) 카브리올레’였다.

폭우를 헤치고 수막현상이 생길 법한 도로를 달리면서도 안정적이고 탄탄한 주행감이 돋보였다. 시속 80㎞ 도로에서 최대 속도를 냈을 때 빗길이지만 묵직하게 달려나가는 걸 경험할 수 있었다. 빗길에서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지 않아 구동에 불안감이 전혀 없었다. 다이내믹 바디 컨트롤 서스펜션이 탑재돼 있어서 젖은 노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였다.

잠시 빗줄기가 잦아들었을 무렵 고속도로를 지나며 시속 100㎞까지 밟아보자 스포츠카의 속도감 또한 확인됐다. 제원상 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51㎏·f의 성능을 가진 CLE 450 4매틱 카브리올레의 제로백은 4.7초인데 젖은 길을 감안해도 이보다 짧은 느낌이었다. 민첩하면서도 부드러운 코너링 또한 돋보이는 지점이었다.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비가 멈춘 다음 날 급가속을 시험해 봤을 때 매끄럽고 빠르게 내달리는 성능 또한 경험할 수 있었다.

카브리올레는 유럽에서 오픈카를 부르는 용어 중 하나다. CLE 카브리올레는 소프트 톱을 시속 60㎞ 이하의 속도에서는 달리면서도 열 수 있다. 폭우 속 시승에서는 오픈카를 만끽할 수 없었지만 소프트 톱의 성능은 확인할 수 있었다. 빗줄기가 소프트 톱을 내리꽂는데도 전혀 시끄럽지 않았다. 다층구조로 만들어진 소프트 톱은 단열 효과뿐 아니라 소음 차단에도 효과적이었다.

비가 멈춘 지난 17일 오전 소프트 톱을 열고 짧게 주행했을 때 바람을 조절해주는 ‘윈드 디플렉터’ 성능을 확인했다. 윈드 디플렉터는 앞 유리 상단과 헤드레스트 뒤에 위치해 공기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공기막을 형성해준다. 주행 중 바람이 운전에 거슬리지 않게 해주며 쾌적함을 선사해준다. 헤드레스트 하단부에서 따뜻한 바람을 내보낼 수 있어서 추운 날씨에도 오픈 톱 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CLE 카브리올레를 선택하는 경우 4인용으로 이용하는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뒷좌석 승차감도 괜찮았다. 카브리올레임에도 2865㎜의 휠베이스로 실내 공간이 안락한 편이다.

부산=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