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투표권 확대 후 첫 감독회장 선거… ‘정책 경쟁’ 기대감

입력 2024-07-19 03:05

113만명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교인들의 대표를 뽑는 감독회장 선거가 4년 만에 열린다. 18일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서 선거 구도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번 선거는 선거법 개정으로 목사 1년 차까지 투표권을 대폭 확대한 뒤 열리는 첫 감독회장 선거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학연과 금권의 영향이 줄어들고 정책 중심 선거로 치러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18일 서울 종로구 기감 본부에서 진행된 제36회 감독·감독회장 선거 후보 등록에는 3명의 감독회장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제33회 총회에서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지낸 윤보환 영광교회 목사와 서울남연회 제16대 감독을 지낸 김정석 광림교회 목사, 서울연회 제21대 감독을 지낸 이광호 도봉교회 목사(등록순)가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윤 목사는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윤 목사는 “1년6개월간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지내며 감리교를 위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미 적응을 마쳤고 목표를 향해 달릴 일만 남았다”고 했다. 그는 교단 발전을 위해 다양한 세대가 참여하는 감독회장 직속 위원회의 상설화, 은퇴 목회자에게 120만원의 연금(은급비) 지급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목사는 ‘실천력’을 강조했다. 김 목사는 서울남연회 감독 재직 당시 135개 미자립교회 목사들에게 매월 70만원씩 생활비를 지원하는 ‘웨슬리선교기금’ 프로젝트의 기반을 닦은 바 있다. 감독회장이 되면 해당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전문 기금운용팀을 통한 연금(은급) 제도 개선과 ‘작은 총회 큰 연회’의 교단 구조 재편, 교단 위상 제고를 위한 세계 교회와 협력 선교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 목사는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다. 이 목사는 감리교회가 선거제도 문제로 혼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교회 미래를 위해 출마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선 시 지속적인 의견 수렴을 거쳐 제비뽑기 형식으로 선거 제도를 바꿔나간다는 계획이다. 연회에 투입되는 과도한 행정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현재의 213개 지방회를 50~60개로 줄이는 광역 지방회 제도 도입이 이 목사의 핵심 공약이다.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황병원 목사)는 19일부터 후보 심의에 들어가며 26일에는 후보자를 확정한다. 다음 달 22일에는 선거권자를 확정한다. 8~9월 사이 합동정책발표회를 진행하며 선거는 9월 26일 실시된다. 이번 후보 등록 기간에는 11개 연회에서 감독 선거 후보 20명도 등록을 마쳤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