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일은 ‘맥추감사주일’(맥추절)입니다. 밀 추수를 시작하면서 일 년의 절반을 지켜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감사하고 이웃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 축제의 시간입니다. 땀 흘려 얻은 첫 열매를 하나님께 바치며 추수 감사 예배를 드리는 것은 오랜 신앙의 전통입니다. 이 안에는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열매를 거둘 수 있었다는 믿음과 하나님에 대한 감사가 담겨 있습니다. 맥추감사절은 농사를 짓고 열매를 거둔 자만 감사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분들도 생명의 길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그 사랑에 감사하는 것이 맥추감사절의 의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기를 믿는 유대인들을 향해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1~32) 예수님의 말씀 안에 거하는 것이 진리를 아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진리를 안다’는 것은 책을 많이 읽거나 수행해서 진리를 깨닫는 행위를 가리키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그 말씀 안에서 순종하며 사는 것이 진리를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참 제자는 진리가 주는 자유를 누리면서 살아갑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는 유대인들이 자유의 개념을 잘못 이해했습니다. 그들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씀을 듣고 “우리는 아브라함의 후손으로 남의 종이 된 적이 없는데 어째서 당신은 우리가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시오”라고 반문했습니다. 자유의 의미를 누군가의 지시와 통제에서 벗어난 상태로 이해를 한 것입니다. 우리는 종이 된 적이 없는데, 즉 자유를 잃은 적이 없는데 왜 자유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신 자유는 죄로부터의 자유를 말합니다.
창조 세계를 억누르는 죄의 힘은 강력합니다. 이 죄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성경은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다”(롬 3:10)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죄악 중에 태어났고, 죄악 가운데 살아갑니다. 죄를 범하며 살기 때문에 우리는 죄의 종입니다. 죄악 속에서 허덕이며 죽음을 향해 나아가는 우리를 향해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갈 5:13) 예수님의 제자로서 우리는 이 자유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성경은 서로 사랑하며 섬기는 데 사용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죄의 힘으로부터 해방되어 참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런즉 너희의 자유가 믿음이 약한 자들에게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전 8:9) 자유를 죄의 갈등을 치유하고 약한 자를 일으켜 세우는 데 사용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유대인들은 율법이라는 굴레에 얽매여 자유를 누리지 못했습니다. 자유는 율법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전하는 복음이 가져다 줍니다. 율법 아래 있으면 죄로 인한 시름은 더욱 깊어질 뿐입니다. 시련과 유혹이 밀려올 때 죄를 이기는 길은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 안에 거해야 죄로부터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자유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우리가 되어야겠습니다.
간호남 영주중앙교회 목사
◇영주중앙교회는 경북 영주에 있는 한국기독교장로회에 소속된 교회입니다. 영주중앙교회는 1929년에 세워졌으며 지역사회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구원에 이르는 복음을 전하는 교회입니다.
●이 설교는 장애인을 위해 사회적 기업 ‘샤프에스이’ 소속 지적 장애인 4명이 필자의 원고를 쉽게 고쳐 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