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오직 예수 이름으로만

입력 2024-07-22 03:04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서 즐겨 부르던 찬양 속에 기독교 복음의 진수가 담겨 있습니다. “돈으로도 못가요 하나님 나라, 힘으로도 못가요 하나님 나라, 거듭나면 가는 나라 하나님 나라, 믿음으로 가는 나라 하나님 나라.” 이 찬양은 우리에게 단순하지만 깊은 진리를 알려줍니다.

돈과 힘으로 천국을 이루려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중국 진나라 시황제 영정입니다. 시황제는 아방궁을 지어 온갖 부를 누리며 불로초로 불로장생을 꿈꿨습니다. 만리장성을 쌓아 나라의 안정을 추구했고, 최초의 통일왕국을 건설하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러나 그의 업적과 노력은 결국 그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인생의 성공과 성취라는 면에서 실패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불로장생은커녕 30대에 객사하셨고, 아방궁은커녕 여우도 굴이 있고 새도 둥지가 있지만 머리 둘 곳조차 없으셨습니다. 제자들에게도 배신당하고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셨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예수님의 삶의 종착역이 아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한 푼의 돈이나 한 평의 부동산도 없었고 장수도 누리지 못하고 내세울 업적도 없었지만, 오직 한 가지에서 완벽한 성공을 거두셨습니다. 죽기까지 순종하심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자신의 삶으로 완벽하게 구현하셨습니다. 전 생애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온전하게 하나님의 아들로 사셨습니다.

아버지 되신 하나님께서는 아들이신 예수님을 사망 가운데서 승리하게 하셨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으로 높여 주셨습니다. 그 이름을 영화롭게 하셨고, 세상의 모든 권세가 그분의 발아래 경배할 만큼 존귀하게 하셨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십자가와 부활 신앙입니다.

불로초를 정성껏 섭취했던 진시황은 오십 세를 넘기지 못하고 죽었지만 예수께서는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서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계십니다. 화려했던 아방궁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지만 주님의 몸 된 교회는 온 세상 방방곡곡에 우뚝 세워져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외부의 침략을 막기 위해 쌓은 만리장성은 통일제국을 지켜주지 못했고 내란으로 멸망하고 말았지만, 예수께서 영원하신 말씀 위에 세우신 그리스도의 나라는 이 세상이 마치는 종말의 순간까지 그의 백성들을 통해 영영토록 왕성할 것입니다.

“다른 이로서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니 천하 인간에 구원을 얻을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니라 하였더라.”(행 4:12) 오직 예수 이름으로만 구원을 얻는다! 배타적이고 독선적으로 들리는 이 고백 속에 담긴 본래 메시지가 있습니다. 세상의 부와 번영, 명예와 지식, 힘과 권력으로는 결코 구원에 이를 수 없다는 단순하지만 명확한 신앙고백입니다.

‘오직 예수 이름으로’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입니다. 오늘날 세상을 다스리는 물질이나 명예, 사람이나 권력이 아니라 예수께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고 믿는 사람이 그리스도인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진시황의 길을 좇아 살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리스도인들조차 입술은 예수님의 길을 말하면서 삶은 진시황의 길을 좇아 살아갑니다. 한마디로 돈이 그리스도 노릇 하는 물질 만능의 시대입니다. 너나 할 것 없이 ‘많이 소유하면 행복하다’는 그릇된 신념으로 살아갑니다. 주님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조차도 물질주의와 성장과 번영을 삶의 목적으로 추구하며 사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우리는 회개로 돌아와야 합니다. 맛을 잃은 소금이 되어버린 한국교회가 다시 사는 유일한 길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 돌이키는 회개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삶의 목적과 가치를 재정립하고 물질이 아닌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김명섭 목사(강릉예향교회)

◇김명섭 목사는 강원도 강릉에서 강릉예향교회를 시무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루카스 단 한 사람을 위한 복음서’(샘솟는기쁨)가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EZRA말씀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