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나는 2년이라는 제9대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임무를 마치고 이듬해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직의 제안을 받았다. 그렇게 2011년 3월 8일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핵심 기관인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세계 수준의 바이오 신약 후보 물질 개발의 선진 인프라 지원과 글로벌 수준의 종합적 연구공간, 첨단의료기기 개발 핵심 기반 구축 및 시스템 지원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당시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가 창조경제의 핵심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신성장 동력의 전진 기지로 떠올랐다. 이곳에서 생산액 증가 21조 4000억원, 4만7000개의 일자리를 새로 마련하면서 동시에 국내 의료산업 경쟁력이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설립 목적은 기업을 비롯한 대학과 연구기관, 의료기관 등이 상호 협력해 의료연구개발 및 연구 성과의 상품화를 촉진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세계적인 의료연구개발 중심지로 육성하고 국내 의료산업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데 있었다.
이사장 취임 후 재단 운영에 필요한 정관 등 각종 규정을 마련했다. “K-BIO”(Korea Bio)를 코퍼레이션 아이덴티티(CI)로 개발, 선포해 한국 바이오 의료 산업 국제 이미지를 선점하고자 했다. 그리고 신약개발지원센터 등 4개 핵심연구지원시설 건립 공사(4만2571㎡)에 소요되는 국비 2284억원을 확보해 2011년 10월 27일 국무총리 등 주요 인사 1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역사적인 기공식을 개최했다.
초창기 재단의 연구 방향 정립과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센터별 연구·개발 과제를 추진했고 국내외 보건의료 관련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연구 협력 관계망을 구축했다. 또 외부 공동 연구기관을 통해 센터별 공동 연구 과제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를 글로벌 수준의 혁신 신약과 첨단의료기기를 개발하기 위한 핵심 기반을 구축해 ‘세계적인 바이오 메디컬 허브’로 조성하는데 초석을 놓았다.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장점은 사통팔달의 교통망(KTX 오송역, 청주국제공항, 3개 고속도로), 행정복합도시인 세종특별자치시의 관문, 오창과학산업단지와 대덕 연구 특구 단지 등이 인근에 있어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식약처 등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 산·학·연·관이 집중된 클러스터 개념의 첨단의료단지도 장점이다.
과거에는 정보통신(IT) 분야 인재가 몰렸지만 지금은 의료·의약 계통에 우수 인재가 집중되고 있다. 바이오산업에 이들을 활용하고 지원할 경우 큰 효과를 거둘 것이며 국가에서도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이유다.
나는 ‘글로벌 바이오 메디컬 허브 구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도록 주문했다. 급변하는 시대, 세계 경제의 어려움 등 변화와 위기의 시기일수록 긍정 마인드가 창조적 변화와 조직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초대 이사장은 첨단의료 초석을 다지는 매우 중요한 임무를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주님이 주시는 지혜로 잘 감당하도록 시편 121편 1~2절인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를 붙잡고 매일 기도했다.
정리=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