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창업주 고(故) 유일한 박사의 철학을 계승해 회사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한 연만희(사진) 전 유한양행 회장이 지난 16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1930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연 전 회장은 대학 재학 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대구 방위사관학교에서 예비군 소위로 임관한 연 회장은 군 복무 공로를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연 전 회장은 졸업 후 61년 유한양행 경리과 직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21년 퇴임하기까지 60년을 유한양행에 몸담았다.
62년 제약사 최초로 유한양행을 상장한 유일한 박사는 당시 신입사원에 불과했던 연 전 회장에게 증권시장 상장 업무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83년 유일한 박사를 이어 회장직에 오른 연 전 회장은 친인척을 경영에서 배제하도록 하는 유한양행의 경영 철학에 따라 사장직은 1회의 연임만 허용하고 임기를 6년으로 제한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회사에 뿌리내리게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94년부터 창의발전기금과 장학금을 모교인 고려대에 기부하는 등 사회환원에도 앞장섰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경영인협회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한국경영인협회가 제정한 ‘대한민국 기업보국대장’에서 첫 번째 헌정 기업으로 선정됐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