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에서 김대중까지… 시대를 아우른 사상가들

입력 2024-07-19 13:12 수정 2024-07-19 13:12

변혁기마다 시대를 이끌어 깨운 한국의 사상가를 조명하는 ‘창비 한국사상선’이 출간됐다.

사상선에서 소개되는 인물은 1권 조선의 개국공신 정도전부터 30권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700년의 시대를 아우르는 59명이다.

창비 사상선의 특징은 기존 다뤄지던 사상가들 외에 수운 최제우, 소태산 박중빈을 비롯한 종교인은 물론 임윤지당·이사주당·강정일당 같은 낯선 조선 시대의 여성 학자, 염상섭·나혜석 등의 문인, 그리고 정치인까지 다룬다는 점이 눈에 띈다. 간행위원장을 맡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지난 16일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사상 이론가뿐 아니라 여러 인물을 포함하고 정도전으로 시작해 김대중으로 끝나는 구성은 어떻게 보면 특색이 있고,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각 권은 해당 분야 전문가를 편저자로 위촉, 핵심 저작을 선별해 한자와 국한문 혼용으로 된 글은 알기 쉽게 현대어로 풀었다. 사상가의 삶과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서문’과 함께 인물의 행적, 국내외 역사적 맥락을 비교할 수 있도록 부록, 연보 등도 담았다. 1권 정도전 편의 경우 ‘조선경국전’ ‘경제문감’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고려 멸망 전 공양왕에게 올린 상소 등을 함께 소개한다. 편저자인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는 “정도전의 글을 가능한 단어의 뜻에 맞게 그대로 번역하되 이해하기 쉬운 문장으로 손봤다”면서 “글의 의미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역은 최소한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상선 1차분인 10권에는 정도전을 비롯해 세종·정조, 김시습·서경덕, 함허기화·청허휴정·경허성우, 이황, 최제우·최시형·강일순, 김옥균·유길준·주시경, 박은식·신규식, 안창호, 박중빈·송규 등이 포함됐다. 내년 상반기에 나오는 2차분에는 조광조·조식, 이이, 김구·여운형, 한용운·신채호 등이 포함된다. 창작과비평사 창립 60주년을 맞는 2026년까지 30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