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오가는 하늘길이 활짝 열린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중앙아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면서다. 노동자와 유학생 수요가 탄탄한 데다 이색 여행지를 찾는 이들이 더해지면서 중앙아시아 취항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면 LCC들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노선에 항공기 투입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알마티 제외), 제주항공은 우즈베키스탄, 이스타항공은 카자흐스탄 노선의 운수권을 국토부로부터 배분받았다.
중앙아시아를 오가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알짜배기 노선’으로 통한다. 국토교통부 항공포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즈베키스탄의 여객 수는 19만7854명, 카자흐스탄이 8만6876명, 키르기스스탄이 1만4528명이었다.
무엇보다 노무 수요가 꾸준하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국내 건설사들이 다수 진출해 있고, 중앙아시아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한국을 찾는 이들 또한 많다. 법무부 국적별 체류 외국인 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우즈베키스탄이 8만7698명으로 5위였다.
카자흐스탄과 한국을 오가며 5년째 근무 중 A씨는 “내가 일하는 플랜트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 등 카자흐스탄 곳곳에서 일하는 한국인이 적잖다”며 “지금까지는 가족에게 갈 때 카자흐스탄 국적기를 이용해야 했는데 한국 항공사가 취항한다니 반갑다”고 말했다.
재외동포가 다수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재외동포 수는 각각 17만4490명과 12만1130명에 달한다. 미개척 시장이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천혜의 자연 관광자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실크로드 가운데 위치해 동서양을 이어준 통로였기에 문화적 유산도 풍부하다. 취향과 다양성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으로 꼽힌다.
이 같은 배경에 기반해 LCC들은 신규 취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카자흐스탄 알마티 노선은 9~11월 중으로 취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연내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이 지역 운수권 배분도 업계 관심사다. 올해 말 한국~투르크메니스탄 주 3회 운수권과 중앙아시아 5개국 중 하나인 타지키스탄 주 3회가 새로운 배분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