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증인 채택” “이진숙 이틀 청문회”… 밀어붙인 野

입력 2024-07-17 02:11
16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간사인 유상범(왼쪽) 국민의힘 의원과 김승원(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청래 위원장과 토론 방식을 협의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원석 검찰총장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증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24∼25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했다. 두 상임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 내 강경파로 꼽히는 정청래·최민희 의원이 각각 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당은 일방적 회의 진행에 거세세 반발하며 퇴장했지만 야당은 의석수 힘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법사위는 16일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19일, 26일로 예정된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모두 6명의 증인을 추가로 채택했다. 이 총장 외에 대통령실 정진석 비서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강의구 부속실장 및 송창진 공수처 차장검사 직무대행, 이동혁 대통령기록관장이 포함됐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청문회 증인 채택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국민의힘은 탄핵 발의 청원과 그에 따른 청문회 모두 원천 무효라며 증인 추가 채택 역시 거부했다. 박준태 의원은 “대통령 탄핵이 목적이라면 내일이라도 당장 탄핵소추안을 정식 발의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여당 의원들은 정 위원장이 표결을 통해 토론을 종결시키자 “위원장이 국회법을 오독하고 있다” “독재 입법을 계속할 것이냐”고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 총장 증인 채택에 대해 “피의자가 국회 권력을 갖고 본인을 수사하는 검찰을 때려눕히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구잡이식 증인 채택을 이어가서 계속 대통령 탄핵을 이슈화시키겠다는 심산”이라며 “이제 이재명 전 대표 수사 총괄 책임자인 검찰총장까지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하겠다는 민주당의 파렴치함에 기가 막힌다”고 날을 세웠다. 이 총장은 퇴근길에 “대통령 탄핵 청문이라는 유례없는 정치적 사안에 사법을 담당하는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가 사법을 정쟁으로 몰아넣는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해당 청문회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사건에 대한 결정을 1차 청문회가 열리는 19일 이전에 내려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도 제출했다.

국회 과방위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이진숙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24~25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의결했다.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MBC 재직 시절 방송 장악과 노조 탄압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이틀에 걸친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진숙 마녀사냥에 불과하다”며 24일 하루만 청문회를 하자고 맞섰다. 장관급 후보자 대상 인사청문회는 통상 하루씩 진행해왔다. 결국 표결로 이틀 청문회가 결정됐다.

민주당은 여당이 퇴장한 상태에서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20명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46명의 참고인에는 강성범 권해효 김미화 김제동 문소리 박찬욱 봉준호를 비롯해 설운도 소유진 정우성 등의 문화예술인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 후보자의 문화예술인 편 가르기 의혹을 묻겠다는 이유에서다.

김판 구자창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