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도네시아 롬복에서 온 티르사 보디아르티(34·여)는 호서대 연합신학전문대학원(원장 김동주)에서 기독교교육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정부 종교성의 국비 장학생으로 한국에 왔다. 할아버지는 무슬림, 외할머니 가계는 불교도였으나 당대부터 모두 장로교로 개종했고, 부모님을 포함해 본인은 모태신앙이다. 보디아르티는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인도네시아로 돌아가 기독교교육을 위한 교과서를 집필하고 싶다”고 말했다.
#2. 인도네시아 술라웨시우타라주 마나도 출신의 페브리 K 마노포(36)는 오순절교회 부목사다. 역시 인도네시아 국비 장학생으로 지난해부터 호서대에서 기독교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다. 1~8세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특화된 기독교교육을 꿈꾼다. 주일에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디아스포라들이 모이는 충북 음성의 이주민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긴다. 마노포는 “2026년쯤 박사학위를 받고 고국으로 돌아가 교수로 일하면서 한국에서 배운 높은 수준의 테크놀로지와 K팝에 기반한 문화적 요소를 아동교육에 접목하려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국민의 87%가 무슬림이다. 2억3000만명으로 세계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국가다. 기독교인은 6%로 소수지만 인구 대국이기에 2000만명 넘는 개신교도가 있다. 호서대(총장 강일구)는 2019년 인도네시아 행정부 종교성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매년 10여명의 인도네시아 국비 장학생을 선발해 박사학위 과정을 운영함으로써 기독교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신학 철학 기독교교육학 등을 전공한 박사학위자들이 10여명 배출돼 본국에 돌아가 정부 고위 관리, 신학대 교수 등으로 사역하고 있다. 16일 충남 천안 호서대 천안캠퍼스 연합신학대학원장실에서 인도네시아 유학생들과 호서대 교수진을 만났다.
“한국교회는 제3선교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1선교가 해외에 가는 선교, 제2선교가 보내는 선교라면, 제3의 선교는 현지인을 한국에 모셔와 말씀 기도 영성 훈련으로 섬기고 다시 본국으로 재파송하는 것입니다. 현지인을 선교의 주체로 내세울 수 있고 문화적 충격을 줄이면서 영성 생활까지 접목해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이점이 있습니다. 무슬림 최대국가 인도네시아와의 선교 협력도 이런 틀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인도네시아 종교성과의 협력 작업에 기틀을 마련한 기종서 호서대 현대선교학 교수가 밝힌 배경이다. 기 교수는 무슬림 선교에 대해 “공격적 선교를 지양하고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며 자국인이 선교의 주역이 되게 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호서대가 세계 대학들 가운데 가장 많은 인도네시아 종교성 장학생을 유치한 데 대해 그는 “먼저 하나님 은혜”라면서 “이어 강일구 총장이 강조하는 글로벌 정신이 국제교육 역량으로 구축됐고 성실한 국제학생 관리, 40년 이상 이어온 초교파 연합신학전문대학원의 전통이 이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천안=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