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믿음 소망 사랑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기

입력 2024-07-18 03:06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 중의 제일은 사랑이라.”(고전 13:13) 이 말씀은 사도바울을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이 본문을 대할 때마다 기독교 구원 신앙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돌아보며 그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사도바울은 왜 믿음과 소망, 사랑이 항상 있어야 한다고 말했을까요.

매우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특히 13장 전체 맥락에서 보면 사랑에 근거하지 않은 그 어떤 신앙적인 행위도 무가치한 것임을 일러줍니다.(1~3절) 또한 사랑의 본질을 밝혀 주며(4~7절) 본문 8절에 이르러서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는 말씀을 언급한 후 결론인 13절에서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중요성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사도바울은 믿음, 소망, 사랑이 원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구원의 은혜, 즉 복음의 핵심 내용이요 기독교 구원 신앙의 본질로 이해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믿음, 소망, 사랑의 중요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믿음, 소망, 사랑이 기독 신앙의 본질임을 전제할 때 중요한 또 한 가지는 율법의 행위가 구원 얻는 것의 조건이라고 강조되는 유대교의 구원론이 영향을 미치는 상황(갈 2:16b, 롬 1:17, 롬 3:21~31)에서 사도바울은 율법의 행위가 아니라 ‘오직 믿음으로’란 이신칭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반대로 야고보 사도는 벌써 초대교회에서 발생한 이신칭의 ‘구원 얻음’의 지나친 강조가 행함의 가치를 외면하는 모습이 초래될 때 오히려 행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도바울은 언제나 그리스도 복음 전파의 기본 내용과 그 목표는 믿음도, 행함도 그 어느 한쪽에 두기보다 기독 신앙 실제의 모습인 믿음, 소망, 사랑, 또는 믿음, 사랑, 소망에 두고 있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점을 더 주목했으면 합니다.

즉 믿음, 소망, 사랑은 서로 연결된 것이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믿음으로 구원받느냐, 행함으로 구원받느냐의 대립 관계가 아니라 깊이 연관돼 있다는 점입니다. 분명히 말한다면 기독교의 구원 신앙은 성령의 도움으로 믿음에서 출발해 그 믿음은 언제나 사랑과 연결해 행함으로 나타나야 하며 또한 그 믿음은 처음부터 소망과 함께 있어 믿음의 풍성함과 의롭게 됨(구원)의 신비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어야 하며 그중 제일 큰 가치(영향)를 발휘하는 것은 역시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사랑은 셋 중에서 역시 바로 사랑의 주인이신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드러내 보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요일 4:7~21, 요 3:16)

원래 사도 시대 이후 교회의 복음 전파 역사를 보면 믿음, 소망, 사랑을 깨우치기 위해 교회의 신앙교육서인 요리문답을 만드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교부 시대 대 신학자 어거스틴이었습니다. 그의 요리문답 내용은 사도신경, 주기도문, 십계명이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오늘날 한국교회는 믿음, 소망, 사랑의 본질을 망각하고 비본질적인 것들에 매여 서로 분열해 있으며 기독교 신앙 진리의 참된 통일성은 상실한 채 혼란에 빠진 것처럼 보입니다.

복음의 본질에 충실하기보다 사회적인 정치이념에 매몰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그럴수록 한국교회는 복음 전파의 한계를 경험할 뿐이며 사회적 불신이 가속될 뿐이다. 이제라도 믿음, 소망, 사랑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고 그중 제일은 사랑이라고 증언한 바울을 통한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모든 기독인과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다시 주목하기를 바랍니다.

정일웅 목사(웨이크신학원 석좌교수(총신대 전 총장))

◇정일웅 목사는 독일 본대학 신학박사이며 총신대·총신대 신학대학원 교수와 제4대 총장을 역임했습니다. 현재 웨이크신학원 석좌교수와 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