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반성도 모자란데 자해정치… 미래비전 제시할 때”

입력 2024-07-16 02:11
국민의힘 7·23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윤웅 기자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총선 참패에 대해 모두가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불필요한 자해정치를 하고 있다”며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에 우려를 표했다.

윤 후보는 유력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에 대해서는 “한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전당대회 국면에서 불필요한 논란만 야기하는 소재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처절한 반성과 성찰의 토대 위에서 당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수도권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골자로 한 ‘보수 혁명’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당대회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데.

“당내 주도권을 두고 친한(친한동훈)과 친윤(친윤석열) 간 반목이 근본 원인이다. 이대로 간다면 누가 당선되든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괴멸적 수준의 총선 참패에 대해 모두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성찰과 반성을 해도 모자라는 상황이다. 지금은 처절한 반성과 성찰의 토대 위에서 당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다.”

-친윤·친한 간 갈등을 과거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갈등과 비교한다면.

“과거 친이·친박 갈등이 주로 정책이나 정치적 이념에서 차이를 보였다면 현재의 친윤·친한 갈등은 주로 개인적 충성도와 정치적 입지 다툼으로 보인다. 친이·친박 갈등이 격화돼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 현재 당내 갈등도 지속된다면 비슷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모두 자제해야 한다.”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은 어떻게 평가하나.

“지난 1월 김 여사의 문자메시지 건을 제때 논의해 민심이 원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됐다면 총선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한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 그러나 당의 화합과 재건을 논의해도 부족한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만 야기하는 소재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건 대단히 유감스럽다. 불필요한 자해정치다. 이런 문제가 불거진 건 당이 공식적으로 총선 패배의 원인을 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빨리 총선백서를 발간해야 한다.”

-당대표가 되면 김 여사 관련 논란에 어떻게 대응할 건가.

“제2부속실을 신설해 김 여사의 공식 일정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김 여사가 국민의 우려와 불만을 경청하고, 필요한 경우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설명을 통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차기 대선 출마 의향은.

“없다. 대선에 도전하려는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안 된다. 전당대회가 개인의 정치적 징검다리가 돼서는 안 된다.”

-당대표가 되면 한 후보와 윤 대통령 사이 갈등 중재 복안은 있나.

“제가 누누이 강조해 왔던 것이 ‘덧셈의 정치’다. 계파를 나누고 줄 세우고 하는 뺄셈의 정치가 아니라 화합하는 덧셈 정치를 하자는 것이다. 한 후보는 우리 당의 소중한 미래 자산이다. 대통령과 한 후보도 오랜 기간 서로 아끼고 지냈던 사이인 만큼 갈등 해결이 불가능하지 않다. 나아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도 다음 대선 전에 합쳐야 한다.”

-보수가 왜 이렇게 수도권에서 고전한다고 보나.

“수도권 유권자들은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당을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 당은 지나친 이익집단 형태를 띠면서 이런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수도권 젊은층과 중도 성향 유권자들 눈에 ‘수구꼴통’ 이미지로 비치는 것도 문제다.”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당대표에 오르면 무엇을 할 건가.

“수도권 선거는 소위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에 달려 있다. 우리 당이 중수청으로부터 환영받을 수 있는 전략과 인물, 메시지로 무장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변화에 나서겠다. 여의도연구원 구조 개혁과 민원국 신설 등을 통해 당을 서비스 제공 정당으로 만들 것이다.”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도 검토하나.

“단일화는 생각하지 않는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당원과 국민에게 저의 보수 혁신 비전과 진정성, 정책을 전달하겠다.”

이종선 정우진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