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1억5000만원 이상 럭셔리카 실적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부터 8000만원 이상 법인 구매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로 부착하는 제도가 시행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차량 가액 1억5000만원 이상인 6개 수입차 브랜드의 지난 1~6월 판매량이 1167대로 지난해 상반기(2252대)보다 48.2% 줄었다. 상위 6개 브랜드로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벤틀리, 롤스로이스, 람보르기니, 페라리, 맥라렌 등이 꼽힌다.
브랜드별로 보면 마이바흐(1345대→535대·60.2%↓), 벤틀리(389대→142대·63.5%↓), 롤스로이스(156대→95대·39.1%↓)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약 40~60% 감소한 판매 실적을 보였다. 람보르기니는 196대(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 페라리는 165대(1.2%↑), 맥라렌은 33대(94.1%↑)는 증가했으나 1~2년 전 계약한 물량이 출고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럭셔리카 판매가 급감한 것은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6개 브랜드의 법인 차 비율은 모델별로 많게는 70%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연두색 번호판은 초고가 럭셔리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한 뒤 사적으로 유용하는 편법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꼼수 구매를 일정 부분 방지하는 데 효과를 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럭셔리카 판매가 늘었기 때문에 역기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이제 막 시행된 만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