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경고 귓등으로도 안들어”… 건설 간부 기강잡는 김정은

입력 2024-07-15 02: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1, 12일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 개발 현장을 찾아 건설 감독 간부들의 직무태만을 강하게 질책하며 처벌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건설 분야 고위 간부들을 거명하며 “당중앙과 정부의 요구와 지시, 경고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두산 인근 삼지연시 개발 현장을 찾아 건설 간부들의 직무태만을 강하게 질책하며 처벌을 지시했다. 경제 부문 기강 잡기로 해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11, 12일 삼지연시 건설사업을 현지 지도하는 자리에서 “지도일군(간부)들의 무책임성과 그로 인해 산생된 일련의 엄중한 편향들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고 필요한 조치를 실시할 것을 지시했다”고 14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 지은 여관을 허술하게 시공해 보수작업을 하느라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고 준공 검사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그대로 통과시킨 행위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리순철 국가건설감독상과 전 국가건설감독성 부상 등 특정 간부를 지목하며 “당중앙과 정부의 요구와 지시, 경고를 귀등(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있다” “국가공무원으로서의 초보적인 도덕과 자격도 없는 덜돼먹은 자들”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김 위원장은 또 “평양시 살림집 건설에만 치중하면서 건설 전반의 사업을 지도해야 할 직책상 임무 수행을 태공한 내각 부총리와 국가 설계기관의 책임일군들의 취미본위주의적인 관점, 사업 능력도 반드시 재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내각 부총리 중 건설 분야는 박훈 부총리가 담당하고 있다.

삼지연은 김 위원장이 ‘본보기 지방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며 2018년부터 재개발에 착수했지만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늦어졌다. 김 위원장은 삼지연 개발을 본보기 삼아 간부들을 문책하고 기강을 잡으려고 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충격요법으로 내각 전반에 공포심을 주입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 대한 분위기를 바꾸려는 의도적인 통치술”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북한 국경지역에서 또다시 대북전단이 발견됐다며 대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통해 “나는 오늘 또다시 더러운 한국 쓰레기들의 삐라(전단)와 물건짝들이 발견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한국 것들은 곤혹스러운 일에 지치게 될 것이고 마땅히 더러운 짓을 한 대가에 대해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