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자 간암 위험 4배 이상 높아

입력 2024-07-16 13:12
게티이미지뱅크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을 가진 사람은 간암에 걸릴 위험이 4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간에 지방이 쌓인 정도가 5% 이상인 지방간 질환자 가운데 5가지 심혈관 대사 위험 지표를 1개 이상 가진 경우 간암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고려대의대 의료정보학교실 정석송 교수 연구팀(서울대병원 박상민,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김원 교수)은 2009~2012년 연속 2년 주기로 국민건강검진을 받은 508만410명을 대상으로 간세포암 진단, 사망 여부를 2020년 12월까지 추적했다.

연구팀은 대상자를 4분류(지속적으로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이 없는 경우, 첫 번째 검진 당시 있었으나 두 번째 검진 시 없어진 경우, 신규 발생한 경우, 지속적으로 있는 경우)로 나눠 간세포암 발생 위험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중 4801명에서 간세포암이 새로 발생했으며 지속적으로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간세포암 위험이 가장 높았다. 해당 질환이 없는 그룹과 비교해 4.7배 높은 발병률을 보였다.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이 새로 발생한 경우엔 2.3배, 두 번째 검진에서 사라졌을 땐 2.2배 간암 위험이 높았다.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은 5가지 심혈관 대사 위험 중 1개 이상 포함 시 해당된다.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23 이상 또는 허리둘레 남성 90㎝ 및 여성 85㎝ 이상, 공복 혈당이 100㎎/㎗ 또는 당뇨병약 복용 또는 2형 당뇨병 진단, 혈압이 130/85㎜Hg 또는 고혈압약 복용, 중성 지방이 150㎎/㎗ 또는 이상지질혈증약 복용, 좋은 콜레스테롤(HDL)이 남성 40㎎/㎗ 및 여성 50㎎/㎗ 이하일 때를 말한다.

정 교수는 15일 “지난 3월 대사 이상 지방간 질환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 대규모 연구에서 효과가 확인된 치료제는 없기 때문에 식이 조절과 신체 활동을 통한 관리가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Clinical and Molecular Hepatology) 최신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