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對러 수출… 나토 정상, 강력 규탄

입력 2024-07-12 00:11 수정 2024-07-12 00:11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10일(현지시간)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창설 75주년 정상회의 공식 환영 만찬 리셉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2층 가운데 발코니)가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을 비롯한 나토 회원국 및 파트너국 정상들과 함께 행사를 관람하고 있다. 나토 32개국 정상은 북·러 군사협력 강화 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을 채택했다. 연합뉴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위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모인 정상들이 “북한은 탄약과 무인기 같은 직접적 군사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을 부채질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7개국 정상을 각각 만나 “북·러가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과 유럽 지역 안보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고, 국제적 연대를 통한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다.

나토 32개국 정상은 이날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을 채택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다수 위반한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 수출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북·러 간 관계 심화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주목한다”고 밝혔다. 회원국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돕는 대상으로 북한과 이란을 지목한 뒤 “유럽·대서양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국제 비확산 레짐(체제)을 약화한다”고 비판했다.

나토 회원국들은 이어 “인도·태평양 상황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IP4’(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인태지역 파트너국)와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미 백악관은 한국의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 현황 등 IP4와 나토의 협력 내용을 소개하는 팩트시트(요약 문서)를 발표했다. 총 38개항인 워싱턴 정상회의 선언에 북한 규탄, 나토와 인태지역 협력 필요성이 각각 별도 단락으로 담긴 것은 북·러 밀착이 세계적으로 심각한 위협임을 재확인한 의미가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한국의 안보이익 확보’를 주제로 방미길에 올랐던 윤 대통령은 이날 독일을 시작으로 캐나다 네덜란드 스웨덴 체코 핀란드 일본 등 7개국 정상과 각각 양자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 정세 등 글로벌 안보 현안을 공통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국가별로는 원전 방산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의 ‘맞춤형’ 경제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대서양의 안보와 동북아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우방국들과 단합된 대응으로 확인시켜 나가길 희망한다”고 제안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첨단기술 분야를 포함한 양국의 경제협력을 다방면으로 강화키로 했고, 독일의 유엔사령부 가입 신청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미 백악관과 용산 대통령실이 잠시라도 만나 얘기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