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교회(김학중 목사)는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 12월 온라인 공간에 희한한 교회를 개척했다. 이름은 ‘교회가 없는 사람들을 향한 교회(Church To Churchless)’의 영어 약자를 간판으로 삼은 ‘C2C 미디어교회’(이하 미디어교회). 이 교회는 꿈의교회 성도는 등록할 수 없는 곳이었지만 금세 자리를 잡았다. 현재 재적 인원은 1500명에 달하고 유튜브 계정 구독자는 15만명이 넘는다. 홈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소개 글이 적혀 있다. “교회 건물도 없고 건물 유지비도 없습니다” “TV 신문 책으로 사람들을 만나던 시대는 저물었습니다” “(미디어교회에 접속하면) 도시를 넘어, 국경을 넘어 함께 하나의 공동체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온라인 교회, 그 규모는
미디어교회는 교회성장연구소장인 홍영기 목사가 최근 학술지 ‘복음과 선교’에 발표한 논문 ‘한국의 온라인 교회와 사역에 대한 선교학적 성찰’에서 온라인 교회의 모범 사례로 꼽은 곳 중 하나다. 미디어교회엔 김학중 목사의 설교를 비롯해 신앙상담 코너인 ‘아몬드’, 각종 커뮤니티 웹페이지, ‘데일리큐티’ 등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홍 목사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미디어교회는 글로벌 신앙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곳으로 한국교회에 중요한 통찰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디어교회와 같은 온라인 교회는 한국교회 지형도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교계에는 팬데믹을 거치며 미디어 사역의 중요성을 깨닫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교회가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2024년 한국 온라인 교회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홍 목사의 논문엔 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조사 결과가 담겨 있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 제공 사이트인 소셜러스(Socialerus)를 활용해 유튜브 구독자 수를 바탕으로 한국의 온라인 교회 ‘톱 20’을 선정했다.
지난 5월 21일을 기준으로 삼은 이 조사에서 유튜브 구독자가 가장 많은 곳은 분당우리교회(33만4000명)였으며 이어 선한목자교회(24만5000명) 베이직교회(19만명) 제자광성교회(17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총 누적 조회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한성교회(2억3956만2384건)였으며 가장 많은 콘텐츠를 게시한 곳은 부산 수영로교회(1만405건)였다. ‘톱 20’에 랭크된 교회 가운데 유튜브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가장 먼저 채널을 개설한 곳은 오륜교회(2008년 6월 15일)인 것으로 나타났다.
‘톱 20’ 교회들의 콘텐츠를 조회 수 기준으로 줄을 세웠을 때 1위 영상은 한성교회 김윤진 간사가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등을 부른 찬양 영상(1825만회)이었다. 사랑의교회와 연세중앙교회 유튜브 계정에 게시된 찬양도 각각 조회 수 277만회, 202만회를 기록하며 2위와 3위에 랭크됐다.
찬양 콘텐츠의 인기는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가 2020년 7월 내놨던 조사에서도 드러났었다. 당시 목데연은 국내 주요 교회의 유튜브 조회 수를 분석했는데 상위 4개 교회의 최다 조회 수를 집계했을 때 3개 교회의 경우 1~10위에 이름을 올린 모든 콘텐츠가 찬양 영상이었다.
온라인 교회가 성공하려면…
온라인 교회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오프라인 교회의 아성을 넘어설 것이란 목소리도 있지만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확실한 것은 온·오프라인 교회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점이다.
홍 목사는 온라인 교회의 강점으로 크게 4가지를 꼽았다. 우선 온라인 교회는 예배 시간과 장소 같은 물리적 환경에서 자유롭다.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같은 기술을 활용해 예배의 몰입감도 배가시킬 수도 있다. 각종 SNS와 연계돼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하는 데 용이하며 성도들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기에도 수월하다.
문제는 온라인 교회가 오프라인 교회가 제공하는 소속감을 성도들에게 제공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홍 목사는 “교회 공동체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성도들이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온라인 교회 성도들을 위한 맞춤형 신앙 콘텐츠를 제작하고 기술적인 인프라 확충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