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26개 시군구에 성혁명(성오염) 쓰나미를 막을 방파제 세우자.”
10일 오후 인천 강화도 기독교역사기념관 앞. 비온 뒤 맑게 갠 하늘 아래 깃발을 든 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이들이 착용한 티셔츠에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성혁명 반대’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들은 제5차 거룩한방파제 국토순례 참가자들이었다.
2023년 5월 부산에서 처음 시작된 국토순례는 그해 7월 2차 서해안, 10월 3차 동해안을 거쳐 올들어 지난 3월 4차에는 남해안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번에는 경기도 강화 김포 고양 파주 의정부 연천을 지나 강원도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속초 설악항 등 총 14개 지역을 다음 달 5일까지 27일간 동서로 횡단한다. 순례 거리는 총 432㎞에 달한다.
이날 열린 출정식에는 지역 목회자들과 일반 시민, 전직 공무원 등 다양한 출신의 인사들이 모였다. 출정식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조성만 강화기독교연합회 부회장은 “물꼬를 튼다는 것은 농부에게만 중요한 게 아니다. 어디서든지 물꼬를 트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국토순례는 창조역사에 반하는 것을 막는 사역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다. 이 일에 더욱 열정적으로 임할 때 큰 열매를 맺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세환 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젠더 이데올로기와 성혁명 쓰나미가 사회를 삼킬 듯 밀려온다”면서 “귀한 사명의 자리에서 힘을 모을 때 모세가 홍해를 갈라 바로와 애굽 군대를 물리친 것처럼 승리의 역사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번 국토순례에는 청년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다. 충남 천안에서 온 유진욱(36)씨는 “지난해 딸이 태어났다. 올바른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국토순례에 나서게 됐다”며 “완주를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순례가 이어지는 14개 지역에서는 선포식이 열린다. 해당 지역 교회 등에서 시무하는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동참해 순례 행사 취지에 공감하며 응원하고 격려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이를 통해 순례단이 거쳐가는 지역에서 영적 각성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국토순례단 단장인 홍호수 목사는 “성혁명을 막을 수 있는 건 이 시대를 본받지 않는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뿐”이라며 “국토순례를 통해 이들을 직접 만나 깨우고 하나로 모아 연합운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보 순례단은 이날 출정식을 마친 뒤 김포 서암순복음교회까지 약 10㎞를 걸었다.
강화=글·사진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