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마음 모아 아프리카 성도 모이는 교회에 ‘리모델링 선물’

입력 2024-07-11 03:04
예배당 공사 봉사에 나선 '건축 미션 글로리아' 소속 목회자들이 지난 3일 아프리카 성도들을 위한 예배당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한 뒤 성도들과 손잡고 감격을 나누고 있다. 광염교회 제공

“어 산테 보아나(주님, 감사합니다).”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파주의 한 예배당에 모인 100여명의 성도에게 전해진 스와힐리어 인사였다. 이날 감동을 준 주인공은 우리나라에서 두 아이를 출산한 뒤 파주에 사는 짐바브웨인 메모리(42)씨였다. 새집 같은 예배당에서 마음 놓고 예배드릴 수 있게 된 사실에 감사한 메모리씨의 메시지에 이어 가나와 카메룬 세네갈 출신 교인들도 저마다의 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

감사 릴레이의 출발은 2개월 전의 어느 날이었다. 장소는 교회 옆 조이하우스(센터장 이인자). 파주 일대에 거주 중인 아프리카계 외국인 자녀 30여명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보는 어린이집이자 주일에는 100여명의 아프리카 성도가 모여 예배하는 공간이다(국민일보 2024년 4월 27일자 7면 참조).

당시 녹록지 않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녹슨 창고 건물에서 예배드린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서울 광염교회(조현삼 목사)가 아프리카 성도들을 위해 공간을 보수해 주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강동노회 소속 목회자들로 구성된 교회 건축·리모델링 봉사팀인 ‘건축 미션 글로리아’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7일 진행된 '디자인아프리칸 교회 설립예배' 현장. 조이하우스 제공

지난달 초 사흘 동안 이어진 대대적인 공사와 지난 3일 추가로 진행된 전기 공사까지 마무리되자 낡고 녹슬었던 공간은 근사한 예배당으로 탈바꿈했다. 목사 사모인 이인자 센터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예배 때마다 주민들이 시끄럽다고 민원할까 봐 신명 나게 찬양하고픈 성도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스피커 볼륨을 줄이기 바빴는데 지금은 마음 놓고 찬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름엔 땀으로 샤워를 해야 할 정도였는데 냉난방 시설을 설치해 주셔서 예배 때마다 전통의상을 차려입고 온 성도가 쾌적한 가운데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임대 관련 문제, 체류 관련 법적 문제, 비용 등 리모델링할 수 없는 이유를 대자면 99개가 모자랄 상황이지만 예배를 간절히 원하는 성도들의 마음 하나를 보고 바로 지원에 나서 준 광염교회 덕분에 기적처럼 예배 공간이 세워졌다”며 감격해했다.

이날 예배가 더 특별했던 건 2016년 처음 아프리카 성도들이 모여 예배드린 이후 8년여 만에 ‘디자인아프리칸 교회’란 이름으로 새출발했기 때문이다.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아웃리치팀도 이틀 동안 교회를 방문해 도왔다.

이 센터장은 “온누리교회 아웃리치팀과 광염교회 성도들이 예배 중 특송까지 해주셔서 디자인아프리칸 교회의 첫걸음이 더 빛났다”며 “성경 속 천막교회처럼 리모델링된 아름다운 예배당이 다윗의 장막과 같이 견고한 믿음의 공동체가 되도록 성도들과 힘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