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싸우며 모은 알바비, 장학금 남기고 하늘로…

입력 2024-07-11 11:11

교사를 꿈꾸다 최근 대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대구대학교 생물교육과 차수현(사진) 학생 가족들이 학생이 아르바이트로 모은 600만원을 사범대학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대구대는 지난 달 학교를 방문한 수현 학생의 아버지 차민수씨가 딸이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을 교사의 꿈을 대신 이뤄 줄 후배들에게 써 달라며 대학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수현 학생은 지난 2021년 3월 교사가 되기 위한 꿈을 안고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입학했지만 입학과 동시에 안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건강 검진을 받던 중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진단을 받게 된 것이다.

그는 성치 않은 몸으로도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한 학기도 쉬지 않고 열심히 공부했다. 같은 학과 문동오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고, 교내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꿋꿋이 캠퍼스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중 수현 학생은 병세가 악화돼 지난해 말 크리스마스 즈음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그는 지난 6월 초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끝내 숨을 거뒀다.

수현 학생은 생전에 병상에서 아버지와 얘기를 나누던 중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에 대한 얘기를 꺼냈고 “제가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차씨는 딸의 마지막 바람대로 사범대학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600만원을 대학에 전달한 것이다.

대구대는 그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한 벤치에 이름과 추모 문구를 새겨 그의 소중한 꿈을 기리기로 했다.

경산=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