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의 품격과 매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디자인 혁신에 나선다.
부산시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균형 발전을 견인할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목표로 부산의 도시 환경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하고, 도시디자인 변화를 시작한다.
세계 선진도시들은 도시브랜드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속 가능한 혁신 도시디자인 개념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최근 안전, 편의, 건강, 여가 등 시민 삶의 질에 미치는 가치들이 더욱 중요하게 평가받기 시작하면서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공간 창출에 대한 요구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인구의 고령화와 도시 노후화, 경관 훼손 등 다양한 도시디자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에 부산시는 도시의 역사성과 도시성을 개선하고 차별적인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여기에 창의적인 기획과 디자인을 입힌 다채로운 공간을 구축해 부산을 매력적인 도시로 변신시킬 계획이다. 특히 경관 우수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축, 주거, 공공디자인 전반을 혁신해 ‘미래 디자인 도시 부산’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 매력적인 도시경관을 형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한다. 기본 마스터플랜 수립 후 실험 대상 지역을 선정해 임시 건축계획을 실행하고, 적정성을 판단해 보완된 구체적 마스터플랜을 제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우수한 도시계획가와 건축가가 참여한다. 특히 부산시 총괄디자이너인 나건 홍익대 교수와 협업해 종합적 도시 마스터플랜을 수립, 도시브랜드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는 건축물의 높이와 규모뿐 아니라 질적 수준과 용도, 주변 환경과의 조화, 밀도 등을 더욱 주목할 방침이다.
부산 경관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획일적인 공동주택 이른바 ‘성냥갑 아파트’ 단지 디자인 퇴출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로 했다. 평지, 구릉지, 수변공간 등 지형과 주변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주거 디자인을 유도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디자인 형태에서 벗어난 입체적인 도시경관을 창출할 계획이다. 시는 이와 함께 공공보행통로, 공개공지 확보, 담장 제거 등 보행환경을 개선하고, 다양한 계층의 사회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주거디자인 종합계획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부산의 가장 큰 자산인 수변 공간을 중심으로 도시 공간구조를 재편하기로 했다. 부산의 수변은 7개 해수욕장을 포함한 해안 400㎞, 하천 270㎞ 등 총 길이가 670㎞에 달한다. 수변에 접한 지역의 총면적은 370㎢로 부산 전체의 48%를 차지할 정도로 ‘수변 도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해변과 강변 등이 고층 아파트와 공장 등으로 가로막혀 시민 친수공간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이에 시는 공원, 공지 등의 공유 공간을 확보하고 창의적 스카이라인, 건축 디자인 등 부산만의 특화 경관을 형성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시는 뉴욕과 싱가포르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은 수변과 도심을 따라 주요 거점들을 조성해 접근성을 높였고, 수변공간을 복합 문화, 치유, 여가 활동의 중심으로 전환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는 마리나 베이 샌즈와 같은 랜드마크 건축물을 중심으로 수변을 개발해 도시 브랜드를 강화했다.
시는 강과 절벽 해안, 떨어져 있는 도심공원, 낙동강 국가도시공원 등을 그린웨이(도심 산책길)로 잇고 워터택시, 크루즈, 해상도시 등으로 대변되는 ‘그린, 블루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부산은 산지와 구릉지가 많은 선형 도시 구조의 특성으로 주요 간선도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교통과 보행환경이 열악하다. 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 비우기를 통한 공공 공간 및 시설물 등을 개선하고 표준형 공공디자인 개발 등으로 ‘보행 중심도시’로 변신을 꾀한다.
글로벌 야간경관 명소화와 16개 구·군에서 열리는 빛 축제를 연계해 ‘빛의 도시’ 이미지를 구축하고, 다양한 사회 문제 해결과 건강한 도시디자인 구현을 위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이끈다. 특히 도시디자인의 주체인 시민의 디자인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고 이용자 중심의 정책과 사업 개발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김광회 미래혁신부시장
“부산을 창의적 인재·산업이 발전하는 도시로 만들 것”
“부산을 창의적 인재·산업이 발전하는 도시로 만들 것”
김광회(사진) 부산시 미래혁신부시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을 디자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시정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이 단순히 예술적 과정에 머무르지 않고 도시 경영, 건설, 마케팅의 중요한 방식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1일 도시브랜드·건축·경관·광고시설·산업·디자인정책 등 디자인 관련 정책 추진 전반을 속도감 있게 위해 미래디자인본부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경제부시장을 미래혁신부시장 체제로 변경했다.
김 부시장은 "부산을 세계적인 창의 중심 도시로 만들어, 창의적 인재들이 모여들고 창의적 산업이 발전하는 도시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시의 디자인을 바꾸는 것은 단순한 미적 개선이 아니라, 창의성을 촉진하는 물리적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좋은 디자인의 건축물 하나가 들어서면 연쇄적인 작용이 일어난다"며 "부산역, 센텀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부터 디자인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부산을 창의적 도시로 만들기 위한 비전이 올해 연말쯤 가시화될 것"이라며 "점(Spot) 단위의 개별 사업을 통해 지역에 임팩트를 주고, 광안리에서 해운대, 북항에서 남항까지 선(Line) 단위의 디자인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시장은 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등 부산의 대규모 사업에 해외 자본이 관심을 보이는 만큼, 개발 과정에 디자인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도시 전체에 디자인과 경관 개념을 도입해 도시브랜드와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것"이라며 "부산을 창의적 인재들이 선호하는 매력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