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검사 탄핵소추 대상이 된 현직 검사가 “이순신 장군을 투옥시켰던 선조도 해상전력을 없애버리는 추가 잘못을 저지르진 않았다”며 민주당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지난 2일 검사 탄핵안을 발의한 후 해당 검사가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는 지난 7일 검찰 내부망 글에서 민주당을 겨냥해 “권력을 남용해 허위사실을 기초로 자기편 수사를 한 검사들 탄핵 발의를 하고, 국민 기본권 보호를 위협하는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조는 자신의 잘못된 판단을 깨닫고 이순신 중용을 통한 해상전력의 정상화로 그나마 국민을 지킬 수 있었다”며 “유독 유력자 중대범죄 수사에서 유력자들의 검찰 공격이 자행된다”고 했다.
강 차장은 이른바 ‘검찰청 폐지’ 등 민주당의 검찰 개혁안도 비판했다. 그는 “‘형사소추권 집행 역량은 무조건 축소·약화가 선’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며 “타인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나쁜 것이니 군대의 전투력은 무조건 약화시켜야 한다는 비정상적 논리”라고 주장했다. 강 차장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사건을 수사했다. 이른바 ‘윤석열 대통령 명예훼손 의혹’ 수사 당시에는 위법한 압수수색을 했다는 이유로 탄핵 대상이 됐다.
민주당의 검사 탄핵 추진 등에 대한 검사들 반발은 일주일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강수산나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는 이날 내부망에 민주당의 검찰 개혁과 관련해 “사람 모습의 인형을 점점 팔다리 4~5개 괴물로 만든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