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겼다” 시민 수만명 거리로 쏟아져나와 환호

입력 2024-07-09 00:16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리퍼블리카 광장에 모인 군중들이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좌파 연합이 1위를 차지하며 극우 정당의 집권을 저지했다는 프랑스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7일(현지시간) 밤 파리, 리옹 등 대도시에서는 수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환호했다.

파리 시민들은 이날 오후 8시부터 레퓌블리크 광장 등에 모여 “우리가 이겼다” “모든 사람이 파시스트를 싫어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밤새 승리를 축하했다. 프랑스 당국은 폭동을 우려해 파리 지역 5000명 등 전국에 약 3만명의 경찰을 배치했으나 심각한 폭력 사태는 없었다.

이날 선거 결과를 전하는 좌파 신문 리베라시옹의 제목은 “C’est Ouf”였다. “대박” 또는 “미쳤다”는 의미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프랑스 선거 역사상 가장 놀라운 결과일 것”이라고 평가했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충격적”이라고 보도했다.

유럽과 미국의 좌파 정치인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이날 밤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영국 노동당의 총선 승리와 프랑스의 극우파 거부를 환영하며 “(영국과 프랑스가) 진보와 사회 발전에 ‘예스’를, 권리와 자유의 퇴보에 ‘노’를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프랑스 정치인들이 극단주의에 맞서 뭉쳤다면서 남미인들도 이 같은 진보세력 간 대화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좌파를 대표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우익 극단주의를 패배시키고 승리한 프랑스 좌파에게 축하드린다”며 “알고 보니 정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이 매우 인기가 있다”고 엑스에 썼다.

김남중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