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류성 식도염은 위산과 위의 내용물이 거꾸로 넘어와 식도 점막에 지속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슴이 타는 듯한 느낌과 답답함, 가슴 통증, 속 쓰림,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 목소리 변화 등의 증상을 겪는다. 이런 증상을 최소 주 1회 경험한다면 의심해 볼 수 있다. 음주와 흡연, 비만, 잦은 야식, 식사 후 바로 눕기 같은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이 원인 혹은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거나 앓은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2020년 기준 해당 질환 진료 환자는 436만명에 달했다.
역류성 식도염의 초기에는 위산분비억제제 같은 약물치료가 기본이다. 하지만 6~8주 약물 사용에도 증상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등 불응성 환자가 약 40%로 보고된다. 이처럼 약물이 듣지 않는 난치성 역류성 식도염에 내시경을 이용한 점막 절제 수술이 신의료기술로 인정됐다.
이 수술은 차의과학대 강남차병원 소화기병센터 조주영 교수가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이는 식도와 위 사이 위치한 괄약근 점막을 절제해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에서 괄약근의 수축을 유도해 역류 증상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이다.
정상적인 경우 위와 식도 경계 부위가 닫혀 있어 위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오지 않으나 괄약근 조절 기능이 약화하면 완전히 닫히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다.
조 교수팀은 기존 내시경 고주파 치료술(고주파 열로 식도 점막 손상, 괄약근을 두껍게 해서 치료)과 비교한 연구에서 내시경 절제술이 난치성 질환의 증상 호전에 더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을 밝혀내 국제 학술지(Surgical Endoscopy) 최신호에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이를 신의료기술로 지정,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했다.
조 교수는 8일 “약물치료를 유지할 수 없거나 적절치 않은 역류성 식도염 환자에게 내시경 점막 절제술이 신의료술로 인정을 받음으로써 약물 오남용을 막고 장기 복용도 필요치 않게 됐다”며 “이를 통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이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