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바울은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임을 전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감사할 줄 모르며 살아갑니다. 생각이 허망해지고 마음이 어두워졌습니다.
감사하는 삶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입니다. 하나님의 자녀인 우리는 나그네와 같은 존재입니다. 성경은 우리의 본향이 하늘에 속해 있으며 이 땅에서는 잠시 나그네로 살아간다고 말합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 다윗을 비롯한 많은 믿음의 선진이 나그네 인생을 살았습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과 조상들이 길손과 나그네와 같이 떠도는 인생이었음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 기자도 구약의 믿음의 선진들이 길손과 나그네로 살았다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나그네로 정의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주렸을 때에 내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었으며 나그네로 있을 때에 영접하였고 헐벗었을 때에 입을 것을 주었고 병들어 있을 때에 돌보아 주었고 감옥에 갇혀 있을 때에 찾아 주었다”고 하셨습니다(마 25:35~36). 나그네들은 어떠한 사람들입니까. 먼저 의식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길을 가다가 물 한 잔, 간소한 한 끼의 식사, 비를 피할 수 있는 누울 공간만 있어도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삶입니다. 예수님께서도 공중에 나는 새와 들에 피는 백합화를 보라고 하셨듯이 모든 염려를 주님께 맡기고 오늘 하루에 대한 염려만으로 족한 삶임을 알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나그네는 목적지와 방향이 분명한 사람들입니다. 나그네는 자신이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인생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참된 나그네로서 하나님의 나라와 영광 및 뜻을 위한 삶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마지막으로 나그네는 땅에 소망을 두지 않고 하늘에 소망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나그네인 우리는 이 땅에 속한 것이 아니라 하늘에 속한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종종 모든 것을 갖추어 놓고 살려고 합니다. ‘지금 여기에’ 주어진 우리의 삶에 감사하지 않고 ‘훗날 어느 곳에’ 더 많은 무엇을 채운 삶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모습이 많습니다. 직업 차량 주택 의복 음식 외모 등 갖추어 놓은 패턴에 지배되는 삶, 그것에 갇혀 살게 됩니다.
나그네가 가는 길엔 서로를 극진히 대접할 수 있는 벗들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우리가 나그네를 대접하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나그네를 대접하다가 천사와 예수님도 영접하게 되는 큰 행운을 만나기도 합니다. 몇 해 전에 한 중소기업 대표이자 교회의 신실한 장로님이 자녀가 기업을 이어갈 의사가 없자 자녀들과 가족의 동의를 얻고 회사를 양도한 1000억 원을 정산하고, 교회에 십일조를 기부하고 남은 돈을 어떻게 기부할지 기도하며 한 크리스천 교수님의 자문 등을 받아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NGO를 설립해 전액 기부했습니다. 혜송원은 보육원의 보호 종료 아동들 및 해외 선교지에서 유학 온 외국인 신학생들에게 생활비와 학비를 지원하는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확대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삶이 나그네와 같은 삶이며 나그네를 대접하는 삶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소중한 길벗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리스도의 본을 따라 이 땅의 나그네 인생을 살아가는 모든 분에게 참된 동반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이승문 목사(명지전문대 교목실장)
◇이승문 목사는 명지전문대학의 교양 교수이자 교목실장이며, 현재 한국기독교대학교목회장 및 한국대학선교학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명지학원 모든 기관이 매일 진행하는 아침 기도회 시간을 활용해 교수기도회, 직원기도회, 학과기도회에서 공동체성경읽기와 기도회를 인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