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덤프트럭 교통사고, 작년 1372건

입력 2024-07-04 05:11

A씨는 지난달 18일 휴일을 맞아 아내와 나들이에 나섰다가 위험천만한 사고를 당했다. 경기도 파주 방면 자유로 2차로에 있던 15t 덤프트럭이 차선을 변경하다 3차로에 있던 A씨 차량을 들이받은 것이다. A씨 차량은 그대로 100m가량 밀려 가드레일에 부닥쳤다.

덤프트럭 기사는 사고 직후 갓길에 차를 세우고 그대로 도주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인해 무면허 상태였다. A씨 부부는 전치 2주의 경상을 입었으며, 운전자 쪽 차체가 심하게 찌그러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B씨는 지난달 7일 경기 화성시의 한 공사 현장을 지나다 봉변을 당했다. 도로 반대편 공사장에서 나오던 덤프트럭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으며 가로수가 쓰러져 B씨 차량에 떨어졌다. B씨는 전치 3주의 경상을 입었으나 동승했던 고령의 어머니가 무릎을 다쳐 걷지 못하는 상태다.

최대 50t 규모에 달하는 덤프트럭은 승용차와 비교해 사고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크다. 이런 덤프트럭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19~2021년 덤프트럭 사고는 연간 60건을 넘지 않았다. 코로나 탓에 공사가 줄어들고, 덤프트럭 운송 일감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덤프트럭 사고도 다시 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덤프트럭 교통사고는 무려 1372건이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38명이나 됐다.

덤프트럭은 산업안전보건법상 건설기계장비로 규정된다. 이에 현행 안전지침은 주로 작업과 관련된 것들이 많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덤프트럭은 작업 시 전조등을 설치하고 낙하물 보호구조를 갖춰야 한다. 그러나 주행 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 등은 규칙에 포함돼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사전예방장치 의무화나 비용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과거 국토교통부가 대형 화물차에 차로이탈경고장치 설치를 의무화했더니 사고가 줄어든 사례가 있다”며 “인적 실수를 줄일 수 있는 졸음운전방지 설비 등을 덤프트럭에 달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