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인 불법 이민자를 대거 본국으로 송환했다. 남미를 통해 밀입국한 중국인이 급속도로 늘어나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주말 이민세관국(ICE)을 통해 116명의 중국인 불법 이민자를 전세기에 태워 중국으로 추방했다”며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했으며 추가 송환 일정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전세기를 동원해 대규모 추방을 집행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의 일이다. 앞서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7일 장관급 화상회의에서 불법 이민자 송환계획을 논의한 바 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DHS 장관은 성명에서 “불법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계속 추방할 것”이라며 밀입국을 시도하려는 외국인을 향해 “업자들의 거짓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불법 이민자 송환을 위해 관련국과의 실질적인 법 집행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남부 국경을 무단으로 넘어 들어온 중국인은 지난해부터 급증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남서부 국경에서 체포한 중국인은 3만1077명이다.
특히 지난 1~5월 파나마와 콜롬비아 사이 험지로 악명 높은 밀림지대인 ‘다리엔 갭’을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한 중국인은 1만171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2만5565명의 40%에 해당하는 숫자다. 올해 연간 집계를 완료하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지난 1일 “우리 영토가 불법 이민자의 통로가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다리엔 갭 봉쇄를 선언했다. 미국도 파나마 정부를 지원할 방침이다. 에콰도르는 이달부터 중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를 중단했다. 에콰도르는 중국인에 대한 비자 면제를 시행하는 소수의 국가 중 하나로, 그동안 밀입국 통로로 악용됐다. 미국은 “에콰도르의 결정에 환영한다”고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