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새 지폐 유통 시작… 1만엔권에 ‘韓 침탈 주역’

입력 2024-07-04 04:21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3일 도쿄 본관에서 신규 1만엔권 지폐를 소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신규 1만엔·5000엔·1000엔권 지폐의 유통을 시작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3일 도쿄 일본은행 본관에서 열린 새 지폐 발행식에 참석해 “자본주의와 여성,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인물의 초상화를 새긴 새 지폐는 (일본 경제가) 30년 만에 성장 기조로 전환하는 시대에 부합한다”며 “새 지폐가 일본 경제에 기운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규 1만엔권에는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1840~1931)의 초상화가 채택됐다. 일본에서 메이지 시대 관료를 지내면서 기업 주도의 경제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되지만, 한국에서는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 전신) 사장을 맡아 한반도 경제 침탈에 앞장섰던 인물로 비판받는다.

대한제국 당시 한반도에서 일본 제일국립은행에 의해 발행된 1원·5원·10원권 지폐 속 인물도 당시 은행장이던 시부사와였다.

일본은행이 발행한 새 지폐에서 여성 교육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쓰다 우메코(1864~1929)는 5000엔권, 일본 근대 의학의 초석을 놓은 기타사토 시바사부로(1853~1931)는 1000엔권에 들어갔다.

일본은행의 지폐 도안 변경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기존 1만엔권에는 19세기 일본에서 ‘탈아론(脫亞論)’을 주장한 후쿠자와 유키치, 5000엔권에는 메이지 시대 여성 소설가인 히구치 이치요, 1000엔권에는 감염병 연구자인 노구치 히데요의 초상이 사용됐다. 일본 재무성은 “기존 지폐도 정상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