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가 중심이 돼 캐나다에 입양된 한국 출신 아기와 입양 가정을 돌봤다. 해외 입양된 아이들은 어느덧 성인으로 자라나 부모와 함께 한국을 다시 찾았다. 해외 입양아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이들을 동행 취재했다.
지난달 30일 한국 출신의 두 자녀를 마음으로 낳은 제임스 도브라백(58)씨와 아내 아우드라 볼러스(56)씨가 아들 토비(18)와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캐나다한인양자회(KCAA·김만홍 목사)가 주관하는 ‘마더랜드 투어’(모국 방문 여행)의 일환이다.
제임스·아우드라 부부는 온타리오주 런던시에서 KCAA 도움을 받아 한국 아이를 키우는 이웃을 보고 입양을 결정했다. 제임스씨는 “한국 아기를 입양했고 사랑했더니 결국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며 “아이들을 키우면서 한국 사회와 문화를 체험하며 한국과 가까운 이웃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어는 국제입양인봉사회(InKas·회장 정애리)의 인솔로 캐나다 입양 13가족 29명이 동행한다. 이들은 경주 첨성대, 전주 한옥마을 등을 방문해 전통문화를 체험한 뒤 오는 11일 출국 예정이다.
KCAA는 1991년부터 한국 아이들을 입양한 캐나다 가정을 지원해 온 단체다. 2006년 시작된 ‘마더랜드 투어’는 입양아들이 한국문화와 역사를 체험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여행이다.
김만홍 목사는 “아이들이 ‘왜 내가 캐나다에 오게 됐을까’라는 질문이 생길 때,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것이 축복’이라는 답을 찾도록 돕고 싶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서울신학대를 졸업하고 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캐나다 맥마스터대 신학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지난 1일엔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서영교 맹성규 의원 등의 초청으로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캐나다 입양 가정을 위한 환영행사가 열렸다. 국회의원들의 축사에 이어 김 목사가 마이크를 잡았다. 김 목사는 “자녀는 하나님이 주신 축복의 선물”이라며 “모세와 같은 인물로 성장해서 한국과 캐나다 양국을 위해 일하는 한편 사회와 교회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입양 부모 가운데 한 명인 크리스틴 랭(54)씨는 “아이들의 미래에 관해 희망과 꿈을 갖게 해준 시간이어서 감동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우드라씨도 “마더랜드 투어는 정체성 혼란을 겪는 사춘기 아이들이 자신의 뿌리를 이해하고 건강한 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돕는 소중한 기회”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한국교회 역시 입양문제에 더 관심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인 한국이 아직도 해외입양을 보내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한국교회가 어려운 가정의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입양에 앞장서는 빛과 소금이 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