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알아가는 과정을 소개팅에 비유하며 피조물인 인간에게 구구절절 자신을 드러내는 그분을 ‘TMI(너무 과한 정보) 스타일’로 소개한다. 탐정이 단서를 추적하듯 성경 속 선악과 사건을 낱낱이 분석하며 인류의 타락과 원죄를 논한다. 예수의 대속(代贖)은 ‘랜섬웨어’(사용자의 컴퓨터 데이터를 암호화한 뒤 정상화를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악성코드)를 예로 들어 풀어낸다. 각종 밈(인터넷 유행어)을 활용해 성경 이야기를 알기 쉽게 그려낸 삽화는 덤이다.
기독교 관련 지식이 전무한 비신자도, 교회를 다니는 기독교인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복음해설서’가 나왔다. 배준영(42) 서울 동광교회 부목사가 쓴 ‘복음을 들고 너에게 갈게’(생명의말씀사)다. 피식 웃음을 자아내는 글과 그림에 이끌려 읽다 보면 어느새 기독교의 핵심 진리를 섭렵할 수 있다. 배 목사를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이번 책이 첫 작품이라는 그는 “제목에 100만개의 느낌표가 생략돼 있으니 벅찬 감격을 담아 떨리고 격앙되게 읽어달라”고 했다. 이게 복음을 접할 때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것이다. 복음은 고대 그리스어로 ‘유앙겔리온’인데 이는 국가 간 전투의 승전보를 전할 때 사용한 단어다. 말 그대로 일상과 역사를 뒤흔든 엄청난 ‘좋은 소식’(good news)인 셈이다. 그럼에도 이런 감격을 느끼지 못한 채 교회를 오가는 기독교인이 적잖다는 게 배 목사의 진단이다.
이 진단은 그의 경험과 무관치 않다. 목회자 자녀로 교회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음에도 27세가 돼서야 복음의 진의를 깨달았다. 목회 소명을 찾은 것도 이즈음이다. 중앙대 사회학과를 졸업 후 총신대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분당우리교회와 더사랑의교회, 나눔교회를 거쳐 지금의 교회에서 사역 중인 배 목사는 그간 주로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진력했다. 자신이 그랬듯 복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고백하는 이들이 드물다는 걸 발견해서다.
책은 그가 10여년간 교회 안팎에서 일대일로 만난 청소년과 청년 200여명에게 전한 ‘알기 쉬운 복음’을 간추린 것이다. 구원뿐 아니라 천지창조와 삼위일체, 신자의 삶 등으로 구성된 기독교의 핵심이 구어체로 망라됐다. 배 목사가 이토록 알기 쉬운 복음에 천착하는 건 이전의 자신처럼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진짜를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배 목사는 “좋은 건 널리 알리고 싶은 게 인지상정 아닌가. 무엇보다 상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복음을 전한다”고 했다.
책이 “비신자뿐 아니라 복음을 주변에 전하고픈 기독교인과 사역자가 즐겨 찾는 ‘복음의 가이드북’이 되길 기대한다”는 그는 관련 워크북과 전도지도 준비 중이다. 배 목사는 “‘복음을 전할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날은 오늘뿐’이란 마음으로 선명한 복음을 전하는 데 앞으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