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 선생의 복민주의 재해석 통해 세상에 기여할 방안 찾을 것”

입력 2024-07-04 03:02
김현 변호사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일가재단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장진현 포토그래퍼

“일가 선생님의 복민주의(福民主義)는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해 현재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이고 가르침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에 맞춰 일가 사상을 재해석하고 세상에 기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제6대 일가재단 이사장에 취임한 김현(68·남포교회 안수집사)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의 취임 포부다. 일가재단은 가나안농군학교를 설립해 농민·신앙운동을 펼친 일가(一家) 김용기(1909~1988) 장로의 복민주의 사상을 범국민 사회운동으로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1989년 발족한 비영리단체다.

김 신임 이사장은 경복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 법학 석사, 워싱턴대에서 법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제90대 서울지방변호사회장, 제49대 대한변호사협회장, 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등을 역임했으며 2010년부터 일가재단 이사로 활동해 왔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일가재단과의 인연부터 말했다.

“2005년 일가재단 제3대 이사장인 정희경 이사장님과 함께 ‘북한 어린이 돕기 운동’을 했던 것이 첫 만남이었습니다. 당시 북한의 대규모 기아 사태로 청진시에만 고아 3000명이 있다고 전해졌는데,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돈을 모아서 어린이 동복 3000벌을 준비했던 경험이 생각납니다.”

김 이사장은 복민주의를 현대적 의미에서 재해석하겠다고 공언했다. 김용기 장로는 생전에 복민주의와 관련, “복은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다만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눈으로 찾은 것이 아니라 삶으로 느끼는 것이다. 관계의 기반 위에서 자신의 일을 찾고 숭고한 이상과 고귀한 삶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 그 자체가 복”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복민주의를 현대적 의미에서 재해석하는 방안을 고민중”이라며 “매달 열리는 일가 조찬모임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젊은세대가 유입될 수 있도록 개편할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오 AI 등 혁신 기술로 공익에 기여한 인물을 일가상 산업부문 수상자로 발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성들이 지도자로서 함께 일가재단에 기여하고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여성을 대거 발탁하고 중요한 위치에 포진하게 할 것이란 방침도 전했다.

그는 이어 일가 선생의 생애와 생각을 콘텐츠로 제작해 청년들에게 일가재단을 더 널리 알리겠다고도 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이와 관련한 웹툰을 제작 중”이라고 귀띔했다.

김 이사장은 “중학교 1학년 시절, 영어 선생님의 권유로 출석하게 된 안동교회 주일학교에서 하나님을 처음 만났다”고 회고했다. 신앙이 뜨거워진 것은 아내 백경미 권사 덕분이라고 전했다. 백 권사와 함께 성경공부를 하고 출근하기 전과 식사하기 전, 밤에 잠들기 전 꼬박꼬박 함께 기도를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이사장은 “일가재단이 본연의 사명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해 봉사하겠다”면서 “일가 사상의 연구와 전파, 현대적 실천을 더욱 힘차게 펼쳐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