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넷플 봄?’… OTT판 흔드는 티빙-웨이브

입력 2024-07-03 05:01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OTT) 서비스 시장에서 티빙, 웨이브 등 토종 OTT의 반격이 거세다. 활성이용자수, 사용시간 등 각종 지표에서 글로벌 OTT 공룡 넷플릭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이 가시화하며 넷플릭스 천하가 막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의 지난 5월 평균 일일활성이용자수(DAU)는 190만명으로 지난 1월에 비해 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23.4%), 쿠팡플레이(-22.7%)와 달리 5개월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특히 티빙과 넷플릭스의 이용자수 격차가 대폭 감소했다. 올해 초 넷플릭스는 326만명, 티빙 140만명으로 DAU 차이가 배 이상 났지만 지난달 19일 기준 넷플릭스 219만명, 티빙 206만명으로 격차가 13만명까지 축소됐다.

지상파 3사와 SK가 연합한 OTT 웨이브 역시 월평균 사용시간에서 넷플릭스에 비해 우위에 올라 있다. 웨이브는 올해 1분기 1인당 월평균 사용시간(시청시간)이 가장 높은 OTT로 지난 1~3월 평균 628.5분을 기록했다. 티빙(507.5분), 넷플릭스(458.5분), 쿠팡플레이(184.4분), 디즈니플러스(160.3분)가 뒤를 이었다.

토종 OTT가 반등한 건 콘텐츠의 힘이 크다. 티빙은 1분기 프랜차이즈 IP 예능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를 비롯해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파트2’ ‘피라미드 게임’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여기에 한국프로야구(KBO), 유로 2024 등 스포츠 생중계가 가입자 시청시간 증가로 이어졌다. 티빙의 지난 1분기 신규 유료가입자수는 직전 분기 대비 50% 늘었다. 웨이브의 경우 ‘더 커뮤니티’와 ‘연애남매’가 인기를 끌며 신규 유료가입을 견인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이 가까워진 것도 변수다. 두 OTT는 최근 주요 쟁점 사안에서 합의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양사 합병비율과 웨이브 전환사채(CB) 상환 분담 이슈였다. 일찌감치 티빙이 합병법인의 경영 주도권을 갖는 것으로 합의됐지만 각 진영 주주마다 합병비율에 이견이 있어 밸류에이션 산정이 길어졌다. 그러나 최근 양측은 합병비율 관련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티빙 일부 주주는 웨이브의 CB 상환을 합병법인을 통해 분담하는 것에 반대해왔다. 웨이브가 갚아야 할 돈을 티빙 측이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티빙 진영에서도 합병법인을 통해 CB 상환을 분담하는 안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르면 이달 중 두 OTT 합병 본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두 토종 OTT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넷플릭스를 넘어설 수 있다. 지난 4월 기준 티빙과 웨이브의 단순 합산 점유율은 34%로 넷플릭스(35%)와의 차이는 1% 포인트에 불과하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